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쌀 관세화와 관련해 “지난 7월 18일 쌀 관세화와 관련해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현재 의무수입물량이 40만 톤인데, 이를 더 이상 늘려서는 국내 쌀 시장에 큰 부담이 된다”며 쌀 시장 개방의 불가피성을 지적했다.
이양호 청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관세화 이후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고,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맛과 영양을 담은 쌀을 개발해 그저 밥 한그릇이 아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포함한 품종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며 이같이 지적했다.
△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여야
이양호 청장은 농촌진흥청이 그동안 기능성‧특수미 등 가공용 쌀 품종을 연령별로 맞춰 개발해 왔다면서 아미노산이 풍부해 어린이 성장에 도움을 주는 ‘하이아미’,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많이 들어있는 ‘영안벼’ 등 어린이용 쌀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청장의 우리 쌀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은 높았다.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발아현미 ‘삼광’, 쌀눈이 3배 크고 GABA함량이 많은 쌀 ‘큰눈’ 등 역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흑진주’와 ‘흑과’, ‘건강홍미’ 등 색깔있는 쌀은 항산화 작용이 강화된 품종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청장은 우리 쌀의 진화가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이 커다고 말했다.
"쌀이 가진 영양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기능성이 강화된 쌀들은 식의약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위염균 독소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진 ‘조생흑찰’은 위염 치료와 예방에 쓰인다. 지용성 활성 성분인 감마오리자놀과 토코페롤을 함유하며,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되는 ‘눈큰흑찰’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청장은 그러나 영양이 많아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기 마련이라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삼광’,‘고품’,‘호품’ 등은 기존의 일본 품종인 ‘고시히까리’ 종보다 훨씬 더 좋은 밥맛을 자랑한다(2008,2009 밥맛 검정 결과). 친환경 재배가 가능한 최고 품질 벼 개발과 기후 변화에 맞춘 전용 품종을 비롯해 입맛을 돋우는 찰지고 윤기 나는 최고 품질의 쌀을 2017년까지 15품종, 기능성 쌀 10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양호 청장은 1차적인 생산 뿐 아니라 가공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맞춤형 기능성, 가공용 쌀을 개발해 소비 활성화를 이끌고 이를 토대로 가공 산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양조용으로 개발한 ‘설갱’은 큰 인기를 얻었던 백세주(국순당)를 비롯해 7개 전통주 제조에 쓰이고 있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쌀국수를 만드는 ‘고아미’ 역시 산업화한 좋은 예다. 앞으로도 폭넓은 판로를 마련해 우리 쌀로 다양한 가공 식품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다."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우리 쌀을 전 세계 각지에서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더 좋은 품질을 생산하되 생산비를 낮춰 수출길을 넓히는 것도 관세화에 대응하는 한 방법이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서는 기계로 모를 심는 대신 무논점파(직파)를 이용하면 30% 가량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지난해 1만 7,000ha(2%)였던 직파 재배 면적이 2024년까지 전체 재배 면적의 10%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안정적인 재배를 위해 잡초성벼와 잡초 방제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양호 청장은 이와함께 우리 농업도 정보화시대에 맞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발달된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에 접목해, 농장, 온실, 축사 등을 자동화하면 노동력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온도와 습도 관리, 재배 상황에 맞는 영양 공급 등 농업 현장에 가지 않고 먼 거리에서도 조절 할 수 있어 농업인들의 복지에도 기여할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ICT와 농업의 융복합을 위해 민간과 공동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 농촌체험마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
이양호 청장은 최근 세월호 참사와 경기 부진 등으로 농촌체험마을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 청장은 이에 따라 국민들이 농촌체험마을을 더 쉽고 많이 찾아오도록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해 농촌체험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세월호 참사를 교훈 삼아 농촌체험마을을 찾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농촌체험마을에 대해 안전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0% 가까이 안전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농촌체험마을에서는 실제로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이번 교육은 어린이들의 안전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특히 어린이 체험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농촌교육농장의 경우, 농장주가 안전교육을 12시간 이상 이수해야만 품질 인증 농가로 지정받을 수 있다. 이번 세월호 사고 이후 농장주를 대상으로 도 단위 특별 안전 교육을 실시해 농촌 체험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험 농장은 비상대피로 확보와 소화기 위치 표시 등 비상시 대응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참가한 어린이에게는 체험 전에 먼저 안전 교육을 실시하도록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양호 청장은 농촌체험마을에 대해 6차 산업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농촌진흥청에서 조성해 운영하는 농촌전통테마마을(162개소)과 농촌체험농장 (477개소)은 농산물 생산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농업의 가치를 인식하고 농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한다. 농촌의 전통·문화적 자원과 자연환경이 주는 휴식의 공간은 농촌관광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으며, 나아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창의·인성 교육의 장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농촌체험마을에 대한한 체험 품질을 높이고 다양한 프로그램 적용으로 고객에게는 만족을 주고, 농업인에게는 소득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 농촌체험마을을 6차 산업화로 발전시켜야
이양호 청장은 이와 함께 농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긴 시간을 들여 강조했다.
"품질, 가격,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 쌀을 포함한 우리 농산물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수출에 대비해 나라별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품종을 선정하고 관련 가공 제품과 유통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식품을 요구하는 1억 명 이상의 고소득층이 있어 농식품 수출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더욱이 우리와 거리도 가깝고 식생활도 비슷해 우리가 노력만 하면 농식품 수출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양호 청장은 또 농업분야가 창조경제의 새로운 핏줄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맞춤형 농정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특히 산지 농민의 조직화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산지 농민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광역 브랜드를 만들어 생산, 품질과 유통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참다래 유통사업단의 경우 공급자로서의 ‘바게닝 파워’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주 산지별, 품목 별로 조직화가 필요하다.”
△ 수원시대를 마감하고 전주혁신시대로
농촌진흥청은 지난 7월 21일 본청이 전북의 혁신도시로 이전을 시작해 이제 8월 초에는 이전을 마무리 한다. 농업과 농촌의 역사를 바꿔놓았던 농촌진흥청이 전북혁신도시에서 새 시대를 열어나간다.
이양호 청장은 전주혁신도시 일대를 한국 농업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촌진흥청의 전주혁신도시 시대는)그 첫 걸음을 전북 농업생명연구단지에서 한국 농업의 실리콘밸리를 일구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연구와 산업이 결합한 집적단지로 전라북도와 한국 농업이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환경과 조건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익산의 식품클러스터, 김제 육종연구단지와 정읍 미생물연구센터 등 지역의 산업 단지들을 연계함으로써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주도하고, 쌀 관세화는 물론 다가오는 한중 FTA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양호 청장의 기대가 이뤄지는 날, 우리 농업은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으로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박원식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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