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위안화를 잡아라"… '마이너스 통장'으로 위안화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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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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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은행들이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Committed Line)을 통한 위안화 자금줄 확보에 나섰다. 무역 결제 등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으로 위안화를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향후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담겨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을 중심으로 속속 중국계 은행들과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하고 있다. 커미티드 라인은 일정액의 이자를 외국은행에 주는 대신 금융시장 위기 발생 시 외화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다.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추가로 외화를 차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만큼 유사시를 대비해 마이너스 통장에서 자금을 꺼내 쓰듯 커미티드 라인을 확보해두는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커미티드 라인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주로  미국 달러화나 일본 엔화 위주로 진행됐다.

그러나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결제비율이 늘어나면서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이 필요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총 수출입에서 위안화 결제 규모는 지난 2009년 36억 위안으로 전체의 0.0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4조6298억 위안에 달해 18%로 비중이 커졌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이 가시화됨에 따라 위안화 조달이 원활한 은행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위안화 청산은행인 중국교통은행과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중국교통은행과 1년 간 6억 위안(약 1000억원)을 수시로 찾을 수 있는 약정을 체결해 향후 위안화를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었다.

국민은행 측은 "이번 체결로 그동안 주로 미화, 엔화, 유로화 등에 집중됐던 커미티드 라인 거래 통화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얻었다"며 "위안화 청산은행인 중국교통은행과 원·위안화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같은날 하나은행도 중국 공상은행 서울지점과 5000만 달러 상당의 위안화 표시 커미티드 라인 계약을 맺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위안화 조달 라인을 추가해 국내 위안화시장 활성화 속도에 발맞춘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 중국계 은행과 7억 위안 상당의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한 후 매년 연장을 통해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검토중이기는 하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보다는 다른 금융서비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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