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 신공항 추진에 육지와 연결하는 해저터널(KTX) 사업이 ‘먹튀’가 되고 있다.
자칫 해저터널 사업이 제주 신공항 건설 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17일 “신공항 건설이 우선이며, 모든 역량을 신공항에 올인하고 있다” 며 “해저터널 사업은 신공항이 건설된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해저터널 사업에 대해 일축했다.
해저터널 사업이 첫 수면위에 떠오른 것은 전라남도가 건의한 것으로 지난 2007년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동북아 해양 관광 클러스터 구축을 목적으로 제주~전남 목포간 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후 제주도는 줄곧 신공항 건설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한 정부가 지난 2010년 해저터널 사업을 놓고 제주도민들을 대상으로 벌인 타당성조사에서도 ‘신공항을 먼저 건설해야 한다. 반면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당일치기 관광지로 전락, 섬으로서의 정체성이 흐려져 오히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제주 관광업계도 최근 타지역 정치권이나 건설관련 등에서 해저터널 사업을 꺼내드는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육지부 인사들이 큰 틀에서 해저터널 사업에 제주도가 나서는 게 애국심이라 호소하는데 기가 막힐 노릇” 이라며 “제주도민의 약 40% 이상이 관광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관광객 유치와 숙박비 벌자는 차원이 아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해부터 1000만명을 넘어섰다. 해마다 10% 이상 늘고 있는 가운데 제주공항은 5년 이내에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제주~목포 해저터널 건설은 총연장 167km에 이르며,사업비만 14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목포~해남 구간 지상 66㎞와 해남~보길도 구간 28㎞를 교량으로 잇고, 보길도에서 제주까지 73㎞ 구간을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보길도와 추자도간의 해저수심은 60m, 추자도와 화도구간은 134m정도이고 가장 수심이 깊은 곳은 160m에 이르고 있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해저터널이 연결될 경우 해마다 19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고,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KTX를 타고 2시간 28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관광업계는 이러한 이유로 해저터널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제주섬은 교통지옥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인구 50만명에 맞춘 도로 폭과 도로 시설에 관광지 이미지는 훼손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제주지역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빈번하고 있다. 이 중 렌트카로 인한 대형사고가 큰 폭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또 앞서 거론됐던 ‘섬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다.
막대한 자본이 투자된 해저터널 사업 이후 당일치기 관광지로 전락, 관광객 수는 늘지만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한번 왔다간 곳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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