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하나투어가 증권사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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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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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하나투어는 국내 여행주 가운데 항상 '최선호주'다. 그런데 이 회사는 사실 만년 2등인 모두투어에서 출발했다. 박상환ㆍ우종웅 대표는 1989년 함께 모두투어 전신인 국일여행사를 세웠다. 그러나 상장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박상환 대표는 1993년 홀로 나와 하나투어 전신인 국진여행사를 다시 만든다.

하나투어는 2000년 여행주 최초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후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다. 이보다 앞서 하나투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넘을 때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어쩌면 이때가 2000년 이후 급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됐을 수 있다. 하나투어는 외환위기 때 감원 대신 월급을 줄였다. 재계가 전반적으로 감원 바람에 휘말려 있었던 만큼 하나투어는 '좋은' 구조조정 사례로 자주 오르내렸다. 이런 문화가 바탕이 된 덕에 하나투어는 지금도 직원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호황을 누렸던 증권사가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앞다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내 20대 증권사에 속한 직원 수는 상반기 말 3만명 남짓으로 1년 만에 10% 넘게 줄었다. 정규직만 30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났다. 물론 증권사가 비용 감축에 나서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러나 다음에 대한 준비가 없다는 점은 문제일 수밖에 없다.

증권사에게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ㆍ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오는 10월 중순부터 실시된다. 금융당국이 은행만 하던 직불카드 발급이나 은행계좌 개설을 증권사에게 허용한 것 또한 기회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도 언젠가는 호황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호황이 와도 준비돼 있는 회사만이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 위기라고 마구잡이로 사람을 줄이는 구조조정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형보다 나은 아우인 하나투어가 그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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