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직원 마음 얻지 못한 회사 잘못, 기회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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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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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오른쪽) 현대중공업 사장이 23일 오전 울산조선소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인사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노조 파업을 눈앞에 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전 직원들에게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은 회사의 잘못”이라며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권 사장은 23일 오전 울산조선소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맞이하며 호소문을 전달했다.

권 사장은 호소문에서 “지금 우리의 자랑스러운 일터인 현대중공업이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회사 안팎의 경영상황이 전에 없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무엇보다 회사가 현중 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며 “회사가 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회사의 잘못이며, 책임이다.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여러분들께서 지금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해 오셨던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러분들께서 열심히 일해 오신 만큼 회사는 이익을 내서 최고의 대우, 최고의 직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최근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여러분께 실망을 드렸다”며 “열심히 일해 오신 여러분이 아니라, 바로 회사의 책임이다”고 다시 한 번 직원들에게 사죄했다.

그는 “회사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 세계 1위의 기업이라는 명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할 맛 나는 회사, 신바람 나는 회사, 내가 믿고 기대고, 내 땀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회사로 여러분께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그렇게 바꾸겠다. 여러분께서 회사를 다시 신뢰하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장서서 무엇이든지 다 하겠다.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이야기를 듣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실행에 옮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으로 돌아오면서도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님께서 열정과 신념으로 창업하셨고, 여러분이 땀과 열정을 쏟아 우리나라의 자랑으로 발전해 온 현대중공업, 우리 현중 가족 여러분들의 삶의 터전인 현대중공업을 과연 제가 잘 경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이었다”는 권 사장은 “저는 그 출발점이 여러분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이제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오직 현대중공업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 저와 여러분이 함께 손을 잡고 진정한 새 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큰 마음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여러분은 우리 회사의 소중한 재산이다. 여러분이 없으면 우리 회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출 수밖에 없다. 저를 믿고 여러분 마음속에 있는 진심이 무엇인지, 회사와 나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반드시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금 비록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여러분이 힘을 모아 주신다면 반드시 우리는 현대중공업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저는 여러분과 함께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달려갈 것이다. 동종업계 어느 회사보다도 여러분이 일한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제 진심이 여러분에게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여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조합원 1만8000여명을 상대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파업수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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