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문정 기자 =
채이사(32세)가 고향 필리핀 루손 섬 카탄두아네스의 작은 마을을 떠난 것은 14년 전이었다. 그 후 그녀는 고향집에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하여 17세에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4년 동안 일을 하고, 10년 전 한국으로 와서 지금의 가정을 이루었다.
그녀의 곁에는 항상 든든한 남편 종출씨와 딸 태희가 있다.
채이사의 한국에서의 삶은 행복하다. 길동 시장 골목에서 트로트를 부르며 흥겨워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밝고 즐거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채이사의 마음에는 늘 아버지에 대한 죄송함이 있다. 그 이유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곁에서 임종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향 집이 가까와지면서 그녀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늙으신 어머니는 '그 동안 기다렸다'는 말을 하며 큰 딸을 안았다.
채이사를 만나기 위해 모인 동생들과 이웃 주민들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채이사는 실감 나지 않는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 후 너무나 보고 싶었던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가서 눈물을 닦는다.
남편 종출씨는 채이사와 함께 가슴 아파하며 그녀를 달랬다.
채이사 가족은 처음으로 온 가족이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푸른 바다도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함께 어울리는 채이사의 남편과 둘째 오빠는 벌써 짝꿍이 되어 있었다.
20년 이상 된 채이사의 고향집은 비가 샐만큼 낡아 있었다.
그런 집을 수리하는 일에 온 가족이 힘을 합쳤고, 그 결과 새지붕과 창문이 만들어졌다. 그것을 바라보며 채이사의 어머니는 너무나 기뻐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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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큰 언니의 한국 결혼식에 함께 하지 못 한 동생들은 채이사에게 깜짝 결혼식을 선물한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그녀에게 작아서 뒷 지퍼는 채워지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그것을 즐거워하는 모습은 너무나 예뻤다.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 후 다시 헤어져야 할 시간.. 아쉬운 눈물을 흘렸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제는 주변에 많은 다문화 가족이 함께 하고 있다. 그들의 삶을 외롭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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