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을 비롯한 중국의 수도권 지역에서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경절' 황금연휴(1∼7일)가 끝난 직후인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번 스모그는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400㎍/㎥을 오르내리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허베이(河北)성의 일부 도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50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인 25㎍/㎥의 최고 20배에 달하는 수치다.
10일 오전 8시 베이징시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327㎍/㎥을 기록했다. 베이징시는 전날 스모그경보를 황색(3급)에서 오렌지색(2급)으로 격상했다. 지난해 10월 '베이징시 공기오염 긴급조치방안'을 마련한 베이징시가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베이징시는 또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35개 기업에 대해 생산중단 조치를 취하고, 74개 업체에 대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도록 지시했다.
짙은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500m 이하로 떨어지면서 많은 차량이 날이 완전히 밝고 나서도 헤드라이트를 켠 채 서행운행을 했고, 많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길에 나섰다. 타오바오(淘寶)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주최하는 초대형 국제행사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11월5∼11일)를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대규모 스모그로 베이징시에는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는 APEC 기간에 스모그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고 다음달 7∼12일 국가기관 및 교육기관, 사업단위, 사회단체 등에 대해 휴가를 시행하는 한편 일반기업들에 대해서도 휴가시행을 권장키로 했다. 또 내달 3∼12일에는 차량 2부제를 시행해 오염물질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는 11일 밤부터 스모그 현상이 차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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