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단통법 둘러싼 국회 → 정부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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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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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국감…정치권 “질타” 방통위 “노력”



 

광진테크노마트 상우회 회원들이 13일 오전 을지로 한 이동통신사 본사 앞에서 '단통법 페지'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14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의 부작용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의원들은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사들의 이익만 늘어났을 뿐 오히려 소비자들의 부담은 늘어났다고 비판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자신들이 발의해 통과시킨 책임을 정부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날 국감을 위해 출석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단통법 논란에 대해 “분리공시제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 등 소속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고, 최 위원장은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로 방통위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아니다”라는 의사도 표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단통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 시행이 보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단계에서 (방통위의 의견을) 말씀드릴 수 없다. 대신 단말기 가격 인하 방안 등을 찾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단통법에 대해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만, 실제 국회 내부에서도 여야를 떠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안전장치 마련 못한 단말기 유통법 국회 통과 동의 결정을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지난 5월 법안 처리 과정에서 △보조금 분리공시제를 명문화하지 못한 점 △국내외 간 부당한 휴대폰 가격차별에 대해 안전장치를 만들지 못한 점 △보조금 분리공시제를 무능한 정부에 맡긴 점 △낮은 보조금 책정에 따른 통신비 인하 정책을 병행하지 못한 점 등을 제시하며 “입법기관인 국회의 책임이고 동시에 정의당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단통법을 발의했던 새누리당도 문제점은 인정하고 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법 시행 후 보조금 시장의 과열은 잡혔지만, 오히려 갖가지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며 “최신 스마트폰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시인했다. 또 “가격 상승에 소비자는 외면했고, 단말기 유통시장은 얼어붙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단통법 휴대전화 보조금 규모를 공개해 과열된 유통시장을 바로잡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이동통신업체의 요금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새누리당은 소비자의 부담을 키우고 기업의 배를 불리게 된 단통법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국민 부담과 시장혼란은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평했다. 이어 “소비자의 부담은 늘고 통신사의 비용은 줄었으며, 값싼 중국폰의 수입이 늘고 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보조금 분리공시제 같은 소비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외면하고 단통법을 확정·발표했다”며 “단통법이 시행되자 통신사들은 보조금 지급액이 줄어들고 마케팅 비용을 아껴 결국 수익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소비자의 부담과 시장의 혼란을 줄일 대책을 즉각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즉 정의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은 단통법이 예상하지 못한 각종 문제점을 불러온 것을 인정하면서도 좀처럼 스스로 반성하고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자신들이 발의해 통과시켰던 법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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