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락앤락, 중국서 '락'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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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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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분기 최악 실적 이어 3분기 예상도 암울…중국 영업망 수뇌부 물갈이

  • 수익성 증대 등 정상화로 권토중래 노려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라 평가받던 주방 생활용품 업체 락앤락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락앤락은 지난 2004년 중국 진출 이후 불과 2년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회사 전체 매출의 52.4%를 중국 시장에서 달성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제성장 둔화, 중국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뇌물 단속 기조에 따른 특판 사업 축소, 고질적인 '짝퉁'문제에 발목을 잡힌 양상이다.

◆ 올해 락앤락에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2분기 락앤락의 중국 매출은 435억원이었다. 1년 전에 비해 44%나 줄어든 수치다. 중국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크다보니 회사 전체 매출도 24% 감소한 102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해 1분기 634억원이었던 중국 매출은 2분기 들어 잠시 반짝하며 726억원으로 늘었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3분기와 4분기 각각 655억원, 611억원을 찍더니 2014년 시작과 함께 600억원 대가 붕괴되며 올 1분기에는 523억원에 그쳤다.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3분기 예상도 좋지 않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각각 18.5%와 70.5%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했다. 중국 사업의 부진이 주 원인으로, 내년 3분기 이후에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현재 중국사업에 대한 전사적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상태다. 안정화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락앤락은 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두 차례의 실적 발표(5월 9일, 8월 8일)를 모두 금요일에 진행하며 '부진한 실적을 감추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빈축을 샀던 터라 이번 결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 독하게 '권토중래' 노린다

중국 시장 공략에 고심이 많아진 경영진은 다각도로 정상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락앤락은 지난달 투톱체제라는 강수를 뒀다. 두 번째 각자 대표체제를 가동한 것. 창업자인 김준일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회귀한 지 1년 여 만에 김성태 관리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김 회장이 중국 등 대외사업을 챙기고 김 대표가 국내영업 등 집안살림을 책임지는 형태다. 실제 김 대표는 취임과 함께 12년만에 공식 온라인몰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사이 9월 말 중국심천법인을 총괄한 이성동 이사와 중국북경법인을 이끈 허승무 이사가 잇따라 퇴사했다. 대신 김준일 회장이 부쩍 중국을 자주 찾아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 하고 있다.

락앤락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실적악화를 촉발한 요소를 정리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이지만 자체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중국 내 환경변화에 연연하기 보다는 내부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실적이 좋지 않은 도매상들을 과감히 잘라냈다. 주요 판로인 특판과 홈쇼핑을 제외한 할인점 등 기존 유통망을 직접영업에서 간접영업으로 전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각오다. 소비자들의 접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주문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간접영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정비용이 부담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제고와 안정성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까지는 중국 매출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중국 유통채널의 구조조정 영향과 추이를 고려할 때 실적 개선 시점을 논하기 어렵다.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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