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양적완화 준비에 들어갔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은행의회(EBC) 연설에서 하락한 물가를 잡기 위해 가장 빠른 시기에 할 일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12월 4일 개최되는 ECB이사회에서 양적완화의 실시 시기와 방법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총재는 ECB 본부가 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은행관계자들이 모이는 유럽은행의회(EBC)에서 “할 일은 하겠다”고 언급한데 대해 시장은 양적완화가 일찍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유로존 국가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에 그쳤으며, 정책 목표인 2.0%를 대폭 하회했다.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지체 없이 정책 목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경기와 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ECB는 6월 이후 장기자금의 공급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부양책을 써왔다. 그러나 아직 눈에 보이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12월 개최될 이사회에서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드라기 총재의 “할 일은 하겠다”고 언급한 표현으로 추가 완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나타났다고 해석되며 “매입할 자산 규모와 속도, 매입 자산의 구성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해 새로운 국채를 매입 대상으로 추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ECB 이사회의 반응은 크게 나뉜다. 경기 침체가 현저하게 드러나고 있는 남유럽지역은 추가 완화에 찬성하고 있으나,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중앙은행 총재는 “시기상조”라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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