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설립 이후 잇따라 GS건설 주식을 재단에 출연해 온 허 회장의 행보와 반대로 재단의 살림은 점점 궁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촌재단은 보유한 지분의 배당 수익 등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데, GS건설의 경영 실적이 최근 악화되면서 배당수익이 줄어 결국 사업비도 감소하는 상황인 것이다.
1일 남촌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고유목적사업비는 9억4000만원으로 전년 11억6500만원에 비해 2억2500만원(19.31%) 감소했다.
고유목적사업비는 △의료(의료비 및 의료서비스 지원 등) △교육 및 장학(장학금 지원 등) △문화 및 복지(소외계층 주거환경 개선 및 부식 지원 등) △학술연구(학술세미나 후원 등) △기타(재해 긴급 지원 등) 등의 지원 사업에 사용된 사업비다.
지난해 고유목적사업비는 2011년 15억7000만원에 비해 6억3000만원(40.13%)이나 줄어든 규모다. 쉽게 말해 2011년 10명이었던 지원 대상자가 지난해에는 6명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남촌재단의 지원이 이같이 줄어든 것은 GS건설 기부금에 대한 은행 예금 이자와 GS건설 주식 배당금으로 구성된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1년 7억4200만원에 달했던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은 지난해 5억7700만원으로 1억6500만원(22.24%) 줄었다.
남촌재단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이 2%대로 떨어진 데다, GS건설 주식 배당 수입마저 끊기면서 각종 지원사업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12년 이후 GS건설의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의 대부분을 예금 이자에 의존하고 있다.
남촌재단 관계자는 “은행의 예금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에서 배당 수입마저 줄어 지원사업을 확대하기 어렵다. 보건복지부의 허가 없이는 기존 자산을 처분할 수도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현재 회계감사를 진행 중인 올해 지원사업비 역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GS건설의 2010사업연도(2010년 1~12월) 배당금은 주당 1000원으로 주식 23만2260주를 보유하고 있던 남촌재단은 총 2억3226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는 2011년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의 31.3%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러나 GS건설의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60% 이상 급감한 2012사업연도(2012년 1~12월)의 경우 배당금이 주당 250원에 불과했다. 남촌재단은 2010사업연도보다 많은 33만1760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배당금은 3분의1 수준인 8294만원으로 줄었다. 결국 2013년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4.37%로 하락했다.
올해의 경우 GS건설이 2013사업연도(2013년 1~12월)에 9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아예 배당을 하지 않아 배당금 수입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자연히 기본재산 운영수입금은 전액 저리의 은행 정기예금 이자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 회장이 아무리 많은 주식을 출연하더라도 GS건설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남촌재단은 지원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허 회장은 2006년 남촌재단 설립 이후 8년간 8차례에 걸쳐 360억원 규모의 GS건설 주식 46만9660주를 출연했다.
허 회장은 지난달 27일에도 주당 2만9000원씩, 총 39억9910만원 규모의 주식 13만7900주를 남촌재단에 내놨다.
GS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식은 현재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가치가 중요하다”며 “향후 GS건설의 실적이 개선되면 남촌재단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고 배당금도 늘어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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