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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부가 담뱃세 인상으로 늘어날 내년도 건강증진기금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흡연자의 건강증진이란 애초 목적보다 국민건강보험 재정 등 다른 용도에 더 많이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보건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도 예산안을 만들면서 담배부담금으로 불리는 건강증진부담금을 담배 1갑당 지금(354원)보다 487원이나 오른 841원으로 인상해 건강증진기금으로 총 3조2762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40.5%나 증가한 규모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기금운용 비용 등을 뺀 2조7189억원을 기금사업예산으로 편성했다.
건강증진기금의 사업 구성내용을 보면 본래의 조성 목적보단 건강보험 재정 등에 대부분의 예산이 쓰인다. 이 기금은 금연 교육과 광고 등 흡연자를 위한 건강관리사업, 건강생활 지원사업 등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내년 예산을 보면 본연의 목적인 건강증진사업에 전체의 28.3%에 불과한 7707억7500만원만이 사용된다.
반면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는데는 총 예산의 55.9%인 1조5185억3000만원이나 쓰인다. 건강증진기금이 1997년 조성 이후 지금까지 건강보험 지원에 절반 이상이 투입돼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번에도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2003~2005년에는 건강증진기금의 95%가 건강보험 지원에 사용됐다.
내년 예산의 12.8%인 3482억800만원은 역시 기금 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연구개발(R&D)과 정보화, 의료시설 확충 등에 편성됐다.
이처럼 건강증진기금이 목적세의 취지에 맞지않게 사용됨에 따라 적절성 문제를 낳고 있다. 담배부담금을 내는 흡연자의 건강과 금연지원에 건강증진기금의 일정 부분을 쓰도록 법에 강제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건강증진기금의 고유목적인 건강증진사업 비중이 아주 작아 건강증진사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금연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기금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은 일반회계로 이관하며, 건강보험 지원금을 조정하는 등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증진기금은 건강증진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자 1995년 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담뱃세를 재원으로 1997년부터 조성됐다.
현재 2500원짜리 담배 1갑당 354원(14.2%)이 건강증진부담금으로 부과되고 있다. 내년에 담뱃세가 2000원 올라 담뱃값이 4500원이 되면 1갑당 부과 세금은 2291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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