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12월에 들어서면서 제주에도 눈발이 내려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제주 들녘은 겨울채소들로 가득 차 있어 푸르다 못해 싱그럽다.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양배추가 신이 주신 선물이라 표현될 정도로 힐링푸드의 대표로 손꼽힌다. 비타민이 많아 스트레스와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에게 탁월하며,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백혈구의 기능을 향상시켜 몸의 저항력을 높여준다. 특히 비타민U와 K가 포함돼 있어 양배추를 ‘항궤양 비타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동맥경화 예방, 피부건강, 다이어트, 성인병 예방 등 그 효능효과로 인해 건강식품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양배추가 요새,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농업에서 풍년이란 단어가 항상 반갑지는 않은데, 지금 제주지역 양배추가 그렇다.
금년 제주지역 양배추는 1931ha로 전년 1799ha 대비 7% 늘었다. 또한 생육기간에 태풍과 기상 이변이 없어 과잉 생산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한중FTA로 심란한 농업인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제주에서는 과잉 생산 양배추 시장 격리조치에 나서면서 가격 지지를 도모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소득이 될 대체 작목을 도입하고 분산출하 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 제주농업기술센터에서도 샤이보양배추와 방울다다이양배추 등 기능성양배추 품종을 도입 실증 재배를 추진하고 있고, 양배추 대신 다른 작목으로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양배추의 가치가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제주 바닷바람 속에서 그 많은 효능들을 품고 있는 양배추를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를 생각한다.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가 많은 연말, 오늘 식탁에는 양배추가 올라갔으면 한다./고봉철 제주농업기술센터 원예담당(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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