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4/12/17/20141217112104339885.jpg)
함양군 개평마을은 자갈로 굽는 한과로 바쁜 하루를 소화해내고 있다. [사진=함양군 제공]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 함양군 지곡면 개평마을 부녀회(회장 이효선)에서 생산하는 개평한과를 아시나요?
17일 개평마을부녀회 판매담당 정현영씨에 따르면 개평한과는 설을 전후한 2개월 동안만 한정 생산하는 함양의 대표적인 겨울간식으로 자갈에 굽는 독특한 전통방식으로 생산되는데다 맛이 일품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소비자가 늘어 9명의 부녀회원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일하고 있다.
특히 방송에 소개되고 나면 주문량이 더 늘어나는데 며칠 새 생산해내야 하는 양만 30박스에 달한다고 한다. 찹쌀을 물에 불리고, 빻고, 반죽하고, 떡을 찌는 등 총 16공정을 거쳐 이틀반의 시간이 지나야 완성되는 까다로운 단계를 거치는데 30박스를 만들려면 9명의 부녀회원들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한다며 즐거운 비명이다.
한과는 7세기 이후 찹쌀가루, 과일, 엿, 계피, 꿀 등과 같은 고유한 재료를 이용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먹을거리로 발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밀을 많이 재배하지 않았기에, 밀가루를 주된 재료로 하는 과자의 발전은 서양이나 중국에 비해 늦었지만 대신 우리는 한과를 먹어온 것이다.
개평한과는 언제부터, 누가 생산하기 시작했는지는 자료로 남아있지는 않다. 식용유 사용이 일반화되기 전부터 마을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방식이라는 것이 알려진 내용의 전부이고, 마을 부녀회에서 10여 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만 해먹던 것을 ‘전통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일반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맛있는 간식의 가격은 kg에 3만 7000원선. 기름에 튀기는 일반한과와 가격은 비슷하다. 하지만 같은 양의 재료를 썼을 때 일반한과는 2박스 생산해도 전통방식으로 만들면 개평한과는 1박스만 생산가능하다. 그만큼 개평한과의 맛이 정제돼있다는 게 관계자의 분석이다.
이효선 부녀회장은 “겨울한철 설에 맞춰 바짝 일하는 만큼 재미도 있다. 하지만 걱정과 바람도 있다. 현재 부녀회원들이 대부분 60~70대 어르신들이라 연로하다. 이 전통방식의 제조기법이 전승되려면 젊은 사람들이 배워야하는데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한 “연중생산하라는 소비자 요구가 있어 사업자등록 등의 과정을 거쳐 사업화하려는 노력도 해봤으나 규정이 까다로워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관계자들이 도움을 주어 이 전통한과의 명성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