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위식위천(民以食爲天·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
김만(金萬)평야 너른 벌판 끝자락, 전북 김제시 외곽 순동산업단지에 자리한 (주)참고을(대표 김윤권·45)의 창업정신을 한 눈에 가늠할 수 있는 회사 좌우명이다.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온갖 전통장류와 참기름을 생산하는 참고을은 창업 14년만에 국내 중소 장류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군 제대 이후 1994년 영등포시장 식품가게 종업원으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그곳에서 장사의 기틀을 다진 뒤 2000년12월 마침내 경기도 일산에 창업의 깃발을 올렸다. 이후 오르지 장류에만 전념해 온 그는 “본업에 충실하고 한 우물만 파면 망하진 않는다”며 자신의 곧은 신념과 열정을 대변했다.
2002년 12월 참고을은 김제로 이전했다. 전북지역에서 수도권 기업 지방 이전 첫 번째 기업이 됐다.
7명이 모여 조그마한 구멍가게로 시작한 참고을은 초창기 20억 매출에서 현재는 연 매출 500억, 상시 직원 120명에 이를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절체절명의 위기도 있었다. 2010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매각 일보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당시 대상을 비롯 롯데그룹, 삼양식품 등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들이 참고을 인수에 적극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참고을의 명성과 브랜드가치가 만만치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 결심을 바꿨지요. ‘진인사대천명’, 죽기 살기로 다시 시작해보자고 직원들과 굳게 의기투합을 한 끝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습니다”
2005년엔 장류분야 제2공장도 증설했다. 최근 10년 새 관련 신규 설비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위생적이고 최신형 설비라고 김 대표는 자부했다.
제품의 절반 정도는 CJ, 대상, 오뚜기, 삼양사 등 대기업에 납품하고, 나머지는 전국 200여개에 달하는 자사 대리점을 통해 유통한다.
참고을의 효자 품목인 참기름의 경우 관련 중소업계 매출 1위(연500t), B2B시장 생산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업종 특성 상 많지는 않지만 중국, 대만, 미국, 일본 등으로 꾸준히 수출길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에는 현지 공장도 가동 중이다.
김 대표는 “공장을 무리하게 확장하고 싶지 않고, 업종이 다른 사업 다각화는 더더욱 안중에 없다”며 “서두르지 않고 현재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오르지 제품의 질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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