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35%로 급추락하면서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청와대는 충격에 빠진 듯 무거운 분위기다. 향후 여론수렴 등을 통한 수습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문건파문'을 마무리하고 국정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청와대 구상은 물론 박 대통령의 집권3년차 국정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정례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5%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대비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30% 중반대 지지율은 박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치(한국갤럽 정례조사 결과)다.
부정적 평가의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19%로 가장 높았고 '인사문제', '공약 실천 미흡과 입장 변경' 등이 뒤를 이었다. 신년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불통’ 논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抗命) 사태에 이어 청와대 행정관의 부적절한 발언 의혹 등으로 무너져내린 청와대 공직기강 문제가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공무원연금·노동 등 구조개혁 성공 불투명 =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본격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국민 체감 경기를 높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 회복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한국은행은 올 경제성장 전망도 기존의 3.9%에서 3.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핵심분야 구조개혁으로 경제체질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구조개혁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해당사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노사정 대타협은 불투명하다. 4월까지 최종안이 나와야 할 공무원연금개혁 역시 여야와 정부, 공무원단체 등 이해 당사자들이 백가쟁명식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남북관계·대일관계 획기적인 진전 없어 = 집권3년차에 들어섰지만 모처럼 대화 무드가 조성됐던 남북관계는 물론 대일 외교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상봉 제안 등 원론적인 대북관계만을 언급했을 뿐 전향적인 대북 제안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를 선제적으로 자제시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화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 자제가 남북대화 재개로 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도 내걸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또다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정상회담 전제 조건으로 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군 위안부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고수하고 있다.
2.22일 다케시마의 날, 4월 일본교과서 검증 등 한일 간 현안이 줄줄이 터질 가능성이 높아 광복70주년을 맞는 8월 이내 한일정상회담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 정국 돌파책은? = 박 대통령은 다음주 정부부처 업무보고와 국무회의를 통해 제시할 대국민 메시지와 함께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방안을 고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사회 원로와 여당 핵심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인적쇄신에 대한 의견을 들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는 민심이반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인적 쇄신 시기를 설 전으로 앞당기고 범위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정책기능 강화를 위해 노무현 정부가 도입했던 정책실장 제도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소통 확대 차원에서 정무와 홍보 분야에서 특보단을 운영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직자 인선에 참여했던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인사위원회에서 배제하거나 제1부속실과 제2부속실을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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