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근절대책] ‘안전 프레임’, 9개월 만에 정국 강타…“앵그리맘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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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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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1월 둘째 주 정례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39.4%(매우 잘함 12.0%+잘하는 편 27.4%)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꼬박 9개월 만에 ‘안전 프레임’이 정국 변수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4월16일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세월호 참사의 여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발, ‘성난’ 워킹 맘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실제 네이버 ‘인천맘아띠아모’ 카페 회원들은 19일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어린이집 폭력 규탄 집회를 열었다. 그러자 성난 맘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한 정치권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아주경제는 ‘안전 프레임’의 정치적 함의 및 여야의 특위 구성 등 ‘뒷북 정치’,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입법안’ 기획을 통해 지속 가능한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앵그리맘(Angry mom·성난 엄마)을 잡아라.”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 초 ‘안전 프레임’ 확보를 위한 여야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이후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국민들이 ‘불안한 사회’에 대한 여론의 화살을 정치권으로 돌리자 이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이날 각각 제주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 신길 4동 하나푸르니 어린이집 방문 등에 나서며 ‘현장 정치’를 강화한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근절은 물론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둘러싼 무상보육 논쟁 등이 얽혀있어 당분간 정치권의 뜨거운 공방을 일으킬 전망이다.

◆대통령 지지율 40% 붕괴, ‘앵그리맘’이 주도권 가른다

주목할 대목은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과 신년 기자회견 후폭풍에 휘말린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급락과 여야 지지율 정체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앵그리맘’ 잡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력의 삼각 주체인 청와대와 여야 모두 앵그리맘 표심 잡기를 통해 정국 반전을 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1월 둘째 주 정례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39.4%)로 하락했다. [사진=새누리당 제공]


실제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1월 둘째 주 정례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9.4%(매우 잘함 12.0%+잘하는 편 27.4%)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3.8%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자 집권 후 최저치(리얼미터 조사 결과)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1.9%(매우 잘못함 33.3%+잘못하는 편 18.6%)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3.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6.8%포인트 벌어진 12.5%로 집계, 집권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당층은 8.7%였다.

여야의 지지율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새누리당은 지난주 대비 1.5% 포인트 하락한 39.3%, 새정치연합은 같은 기간 2.4% 포인트 하락한 21.2%를 각각 기록했다.

청와대와 여야 모두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 중 한 정치 주체가 앵그리맘의 표적으로 전락할 경우 정국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성적인 앵그리맘, 향후 누구 지지할까

“앵그리맘이 40대·서울·고학력층과 맞물려 ‘행동하는 무당층’으로 전환할 경우 당장 4월 보궐선거 때 ‘51대 49’ 구도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날 국회에서 만난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부상한 앵그리맘이 정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신년 초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정국이 요동차고 있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에 따라 4대 사회악 근절을 천명한 정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전수조사’ 등 극단적 방법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통적인 보수의 가치인 ‘안전 프레임’을 쥐고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서울(9.7%포인트) △40대(6.0%포인트) △20대(5.9%포인트) △사무직(5.9%포인트) △무당층(6.1%포인트) △중도성향(5.9%포인트) 등 ‘앵그리맘’과 ‘스윙보터’(swing voter·특정 정당이 아닌 이슈 등에 따라 투표하는 계층)에서 하락,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적 국면마다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김무성호(號)는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안정된 기초체력(40%대 정당 지지율)’을 만들어야만 수평적 당·청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기간 20%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제1야당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고리로 △박 대통령과 대립각 세우기 등 대여공세 △실현 가능한 대안 마련 등의 전략에 성공해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4·29 보궐선거에서 연패를 끊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여야의 현장정치 행보와 관련, “대통령의 지지율이 굳건한 집권 1∼2년차 때는 여야가 현장정치보다는 정쟁을 한다”며 “여야가 집권 3년차 초부터 민생 행보에 나서는 것은 대통령 낮은 지지율, 낮은 야당 지지율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정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동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남는 것은 야권의 ‘정권심판프레임’이다. 당장 4월 보선과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심판론’이 발발할 것”이라고 말한 뒤 “새누리당은 김 대표의 현장정치를 계기로 40%대의 지지율을 지키고, 새정치연합은 민생 정치를 강화해 전당대회의 낮은 컨벤션 효과를 만회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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