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폐기' 혐의 백종천·조명균 모두 무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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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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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동근 부장판사)는 6일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과 공용전자기록 손상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실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삭제했다는 회의록 초본을 대통령 기록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대해 무죄로 결론 내렸다.

재판부가 근거로 한 조항은 구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2010년 2월 개정 전) 제2조 1항이다.

재판부는 "기록물 '생산'으로 보려면 결재권자가 내용을 승인해 공문서로 성립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 기록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인'이 아닌 '재검토·수정' 지시를 명백히 내리고 있으므로 대통령 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회의록 초본 파일을 열어 확인한 뒤 '처리의견'란에 "내용을 한번 더 다듬어 놓자는 뜻으로 재검토로 합니다"로 명시적으로 기재했기 때문에 내용을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또 재판부는 회의록 초본은 폐기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로 생산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은 오류를 지적하고 수정·보완을 지시한 만큼 완성본이 아니고, 완성된 파일과 혼동 우려도 있어 속성상 폐기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백 전 실장은 선고 직후 "재판결과는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재판부가 공명정대하고 객관적인 심판을 해준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도 "재판부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결을 해준 데 감사 드리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에 첨부된 회의록을 삭제하고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지 않은 데 관여한 혐의로 백 전 실장 등을 지난 2013년 11월 불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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