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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프로골퍼 제임스 한, 12년만에 미국PGA투어 첫 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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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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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연장끝에 우승…명문 UC버클리 졸업한 후 프로된 ‘늦깎이’…프로 초기 신발판매원으로 일하며 비용 마련 …딸 출산 앞두고 기쁨 두 배

제임스 한이 23일 미국PGA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 연장 세번째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뒤는 그와 우승경쟁을 벌였던 더스틴 존슨.                [사진=USA투데이 홈페이지]




재미교포 프로골퍼 제임스 한(34)이 연장전 끝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

제임스 한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4라운드합계 6언더파 278타(66·74·69·69)를 기록, 폴 케이시(잉글랜드) 더스틴 존슨(미국)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제임스 한은 연장 세 번째 홀인 14번홀(파3)에서 약 7.5m거리의 버디를 잡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은 120만6000달러(약 13억4000만원).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케이시가 먼저 탈락하고 제임스 한과 존슨이 세 번째 홀에 다다랐다. 제임스 한의 티샷은 홀에서 7.5m, 존슨의 샷은 3.6m지점에 멈췄다. 제임스 한의 버디 퍼트가 홀로 사라지는 순간 그는 주먹을 쥐며 환호했다. 그 다음 존슨이 퍼트할 때 제임스 한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잠시 후 갤러리들쪽에서 환호성 대신 탄성이 들렸다. 더 짧았던 존슨의 버디퍼트가 홀을 비켜가 승부는 가름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제임스 한(한국명 한재웅)은 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갔다. 명문 UC버클리(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졸업(미국연구학)한 해인 2003년 프로골퍼로 데뷔한 ‘늦깎이 선수’다.

프로가 되긴 했으나 통장에 남은 돈이 없어, 초반 그의 프로 골퍼 생활은 변변치 못했다. 그러나 ‘부업’을 하며 드문드문 대회에 나가면서도 프로 골퍼의 길을 걷겠다는 결심은 접지 않았다. 제임스 한은 광고회사와 신발가게에서 일하며 돈을 모았다. 골프장에 있는 용품매장에서도 일했다.

그는 2007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동하다가 2008∼2009년 캐나다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당시 제임스 한은 대회참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묵던 호텔 방에서 컴퓨터를 켜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한 번은 대회에 나갔는데 통장 잔고가 200달러가 채 안됐다. 캐디피를 주기에도 부족한 액수였다. 골프를 그만 둘까도 생각했다. 다행히 그 대회에서 8위를 하며 ‘거금’ 3000달러(약 330만원)를 받았다. 그는 “그 3000달러는 100만달러를 받은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제임스 한은 2009년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미국PGA 2부투어인 내셔널와이드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그런 상황에서도 2010년에는 오클랜드 어린이병원 로고를 달고 활동하며 버디를 잡을 때마다 기부금을 적립하는 선행도 펼쳤다.

제임스 한은 2012년 6월 렉스 하스피털오픈에서 우승한 덕분에 2013년 마침내 미PGA투어로 들어섰다. 이번 대회 전까지 64개 대회에 나간 그는 2013년초 AT&T 페블비치 내셔널프로암에서 거둔 공동 3위가 최고성적이었다. 2014-2015시즌 들어서는 10개 대회에 나갔고 공동 17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제임스 한의 미PGA투어 우승은 교포선수로는 앤서니 김, 케빈 나, 존 허에 이어 넷째다. 한국(계) 선수로는 최경주(SK텔레콤) 양용은 배상문(캘러웨이) 노승열(나이키골프)에 이어 여덟째다.

프로데뷔 12년만에, 그리고 미PGA투어 65번째 출전대회에서 첫 승리를 거둔 제임스 한은 4월 둘째주 열리는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2016-2017시즌까지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세계랭킹도 지난주 297위에서 8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의 아내 스테파니는 3주 후 딸을 출산할 예정이어서 ‘예비 아빠’ 제임스 한의 우승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제임스 한은 “놀랍다.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3주 후 아이가 생기는데 믿을 수 없다.”며 감격에 겨워했다. 또 그는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 앞으로 몇 주일간 기저귀를 많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아내가 2005년형 폴크스바겐차(제타)를 13만마일이나 타고다니며 내조를 해줬는데 새 차를 선물해야겠다.”며 기뻐했다.

제임스 한은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한창 유행이던 2013년 미PGA투어 피닉스오픈 4라운드 16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싸이의 ‘강남 스타일’ 말춤을 추면서 화제가 됐다. 이제 그는 강남 스타일 이미지에서 탈피해 버젓한 투어 챔피언으로 각인될 듯하다.

배상문은 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8위, 노승열(나이키골프)은 공동 22위, 최경주(SK텔레콤)는 공동 3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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