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동을 대표하는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이하 GCC) 시장 공략을 위해 한‧GCC FTA 협상 재개를 서둘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은 GCC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탈(脫)오일 정책을 추진하고 최근 들어 한동안 중단했던 FTA 추진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새로운 변화가 감지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여성, 헬스케어, 교육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고 GCC 시장 선점을 위해 한‧GCC FTA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GCC 변화의 바람을 타라’와 ‘한‧GCC FTA 협상 재개 필요성과 기대효과’ 등 보고서 두 편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GCC 시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인해 여성의류 및 화장품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여성용 고급소비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비만율이 높은 GCC에서 건강관리 및 의료시스템에 대한 수요 확대도 전망되고 최근 교육분야 투자 증가로 교육기자재 및 e-러닝 등 스마트교육 서비스 시장도 유망분야로 꼽히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GCC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GCC 6개국의 1인당 GDP(2013년도 구매력 기준) 모두 4만 달러(한국 3만3791 달러)가 넘는 부국이다. 특히 출산율이 높고 외국인 노동자 유입도 활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2030년경에는 6000만 명이 넘는 소비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 두바이 엑스포와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앞두고 있어 대형 이벤트를 통한 특수(特需)도 기대할 수 있다.
보고서는 GCC의 FTA 추진 정책에 변화가 감지되는 지금이 한‧GCC FTA 협상 재개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GCC가 싱가포르 등 FTA를 연달아 발효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GCC가 최근 발효한 FTA에서 상품 시장을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고 WTO 정부조달협정 미가입국임에도 FTA에서는 정부조달 시장을 여는 등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GCC FTA도 경제효과가 크게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상품 시장 개방의 경우 우리나라의 GCC 수출 관세액이 연간 11억1000만 달러인데 한‧GCC FTA를 통해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 관세 절감액이 한‧미 FTA(연간 9억3000만 달러)에 버금갈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GCC 국가들이 정부조달 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FTA에 정부조달 시장이 포함될 경우 우리 기업의 시장 진출 여건도 비약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무역협회 송송이 연구위원은 “GCC 시장은 고소득층과 외국인 노동자로 소비계층이 분화돼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진출시에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제품을 구분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 기업의 진출 여건 개선을 위해서라도 GCC와의 FTA 협상은 신속히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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