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중동 4개국 순방 경제사절단 “오너 부재 그룹 대거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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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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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1일부터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방문에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 중 오너 리스크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SK와 CJ, 한진, 효성, 한화 등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116명의 경제인중 대기업 소속 관계자는 30명이다. 이 가운데 SK그룹에서는 건설(최광철 사장), 이노베이션(정철길 사장) E&S(유정준 사장), 가스(김정근 사장), 텔레콤(장동현 사장) 등 5개사 최고경영자(CEO)가 참가한다.

또한 CJ(이채욱 부회장)과 한진그룹(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효성(조현상 부사장), 효성 굿스프링스(임우섭 사장) 등도 명단에 들어가 있다. SK와 CJ는 그룹 총수가 옥중 수감 생활을 지속하고 있으며, 효성과 대한항공은 오너 일가 문제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서도 건설(이근포 사장)과 케미칼(김창범 사장) 등 2개사가 참여하는 등 오너 리스크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그룹 6개 그룹 11개사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다.

이 가운데에서도 SK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 단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에너지와 건설, 정보통신(ICT) 등 중동지역 국가들에게서 가장 협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을 SK그룹이 모두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 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성과의 일정 비중을 SK그룹 계열사들이 달성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특히 SK텔레콤이 사절단 명단에 포함된 것은 예상외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청와대는 경제사절단은 자동차와 ICT 등 신사업 부문에서 제휴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동 국가 내부에서의 산업 육성 프로젝트와 함께 이들이 보유한 막대한 자금력과 한국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결합해 해외시장에 진출을 모색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는데, SK텔레콤이 이러한 ICT 협력 부문에서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이 때 기업들이 정권과 화해 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이 바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 목적에는 경제적인 성과가 정치적인 사안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통령 마케팅’을 통해 기업들이 고무적인 성과를 올림으로써 국가의 격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발목을 잡혔던 현대자동차 그룹도 노 대통령의 중동 방문 당시 대대적인 VIP 마케팅을 전개해 이후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SK그룹은 총수의 부재로 기 추진해오던 다양한 신사업이 발목을 잡히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활로를 뚫어야 하는 가운데 이번 박 대통령의 중동 4개국 방문은 분위기 반전을 노려볼만한 절호의 기회다.

다행히 중동 국가들은 SK그룹과 오랜 기간 교류를 이어온 만큼 SK에 대한 기업 호감도가 높고,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왕족의 핵심 인맥들과도 유대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SK를 비롯해 CJ그룹 등 오너 리스크 문제로 얽혀 있는 대기업은 박 대통령이 보는 앞으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둬들여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활성화와 창조경제 확산에 기여함으로써 정부와 정치권, 여론의 반기업 정서를 잠재워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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