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임이슬 기자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금융권이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해 수익 기반이 악화된 증권사들이 대거 희망퇴직 및 점포 축소를 단행한데 이어 은행권과 보험사들도 잇따라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사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희망퇴직은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희망퇴직 규모는 3200명이었다.
국민은행은 이번 희망퇴직의 대상자 규모를 일반 행원과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등 1000명 안팎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만으로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희망퇴직 대상자 규모를 일반 직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삼을 경우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올 초 부지점장 이상, 1969년 이전 출생자인 4급 차·과장, 75년 이전 출생자인 5급 대리에 한해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그 결과 310여명이 신한은행을 떠났다.
NH농협은행도 10년 이상 근속 직원 가운데 만 40세 이상 일반직이나 4급 이상 과장급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270여명을 내보냈다. 우리은행도 이달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자 200여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희망퇴직으로 각각 650명, 180명을 내보낸 바 있다.
보험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MG손해보험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데 이어 메리츠화재도 이날 희망퇴직 규모를 406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전체 임직원 2570명의 약 15.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직급 및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최대 32개월분의 기본 연봉 및 자녀학자금 최대 1000만원, 전직 지원 프로그램 교육 등을 제공키로 했다.
한편 전체 취업자 중 금융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금융·보험업 등 금융권 종사자는 평균 84만명으로 전년동기 보다 2.8% 감소했다. 지난 2013년 1∼11월 금융권 종사자가 평균 86만400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권 일자리가 1년 만에 2만4000개나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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