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 다퉈 SUV 개발 경쟁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마세라티 등이 SUV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브랜드들은 그동안 스포츠카나 럭셔리 세단만 만들어 왔으나, 최근 SUV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마세라티는 2016년에 자사 최초의 SUV인 ‘르반떼(Levante)’를 선보인다. 2011년 ‘쿠뱅’이라는 이름의 콘셉트카로 등장한 이후 5년 만이다. 르반떼의 스타일은 쿠뱅과 거의 비슷하다.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등에 적용된 Q4 시스템을 가져왔다.
엔진은 V6 3.0 트윈 터보 410마력, V8 3.8 트윈 터보 530마력 등 가솔린 2종류와 V6 3.0 디젤 터보 271마력 등 총 3가지가 얹힐 예정이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롤스로이스의 SUV에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이 적용되며, 이 플랫폼은 BMW X7과 공유하게 된다. 차체 길이는 롤스로이스의 고급 세단 ‘펜텀’과 비슷할 전망이다. 이 차의 데뷔시기는 2018년으로 예정돼 있다.
벤틀리 역시 자사 최초의 SUV ‘벤테이가(Bentayga)’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를 한창 진행 중이다. ‘EXP 9 F 콘셉트’를 바탕으로 양산화 한 이 차는 ‘세상에서 가장 파워풀하고 럭셔리한 SUV’를 지향한다. 플랫폼은 아우디가 개발 중인 신형 Q7과 공유하며, 이는 폭스바겐 그룹의 MLB 플랫폼 중 하나다. 새 플랫폼은 현재의 Q7과 비교해 325kg이나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트레인은 V8 4.0 트윈 터보 엔진과 W12 6.0 등 2가지를 바탕으로 2017년에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버전이 추가된다. 또한 벤틀리 최초로 V8 디젤 엔진도 얹힐 예정이다. 데뷔시기는 2016년이다.
이들 메이커들이 SUV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그만큼 이 시장의 성장세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길을 걸었던 포르쉐가 카이엔을 내놓은 이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르쉐의 경우 이제는 판매량의 대부분이 카이엔과 파나메라이며, 911, 박스터 등 전통적인 스포츠카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면 국내 메이커들의 대응은 부실하다. 럭셔리 SUV 시장에서 현대차는 베라크루즈를, 기아차는 모하비로 대응하고 있으나 그 이상의 고가 SUV는 아직 없다. 쌍용차의 경우는 2001년 내놓은 렉스턴을 14년째 생산 중이며, 르노삼성은 2007년 선보인 QM5 외에는 SUV가 없다. 이처럼 국산 SUV는 전체적으로 승용차에 비해 모델이 노후화된 편이어서 수입 SUV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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