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향후 달러강세 속도 한 풀 꺾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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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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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지난 한 주 세상은 온통 달러강세의 폭풍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달러화는 최근 1년간 20%나 올랐고 연초 이후 10% 가까이 치솟았다. 곧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미 연준의 입장과 매달 600억 유로씩 돈을 풀기 시작한 유로존의 상반된 상황이 슈퍼달러의 무서운 기세로 나타난 한 주였다. 이런 추세라면 달러 대 유로화 환율이 곧 1대 1 패리티에 들어가고도 남을 기세다. 유로화 폭락과 달러강세는 유가하락을 가속시켰고 유가약세는 다시 달러를 강세로 몰아 세웠다. 지난 목요일 달러 인덱스가 100을 터치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달러강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아직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여기서 달러가 더 강세로 치솟으면 엔화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고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는 더 떨어지면서 전세계 환율시장과 금융시장이 혼란과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이러다가는 세상에 달러 하나만 살아남고 모든 통화가 휴지가 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우선 이런 상태에선 미국이 당장 금리를 올리기가 꽤 부담스럽다. 저물가 압력과 수출경기의 둔화우려 때문이다. 이제는 미국기업도 강한 달러의 역풍을 맞을 위험이 커졌다고 본다. 유로존 측도 당연히 너무 가파르게 추락한 환율로 인해 이제부터는 득보다 실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유로화 초약세로 역내에 불황형 무역흑자만 잔뜩 불어나고 환율하락에 따른 가계부문의 구매력 저하로 정작 내수경기의 불씨가 살아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로화 가치가 추가로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역내 자본의 해외유출을 도울 것이므로 유로존에서 풀린 돈들이 해외, 특히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건너가 투자목적으로 사용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펼치는 본래의 목적과도 궁극적으로 배치된다. 설령 유로화 가치가 좀 더 빠지면서 유럽에서 자본이 빠져 나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해도 유로화 하락과 자본유출이 무한정 순환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패리티에 가까운 현수준에서 유로화가 달러대비 더 떨어진다면 자본이동은 점차 경계감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최근의 일방 통행식 달러강세는 그 변화 시점이 가까이 오고 있는 듯하다. 향후 달러강세가 이어진다고 해도 최소한 그 속도는 한풀 꺾일 것이다. 달러강세로 촉발된 환율시장의 혼란이 진정되면 이제는 미국이 진짜 금리를 올릴 만한 상황 그 자체에 이목이 다시 쏠릴 것이다. 즉 경기회복의 본질과 추세, 그 강도에 관한 관심이다. 달러가 계속 강세로 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기가 개선된다면 그간 환율이 떨어진 국가의 펀더멘털 개선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다. 새로운 자본이 공략하기에 달러표시 자산(주식, 채권) 값이 만만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회복 수혜를 받을 만한 증시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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