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주민, 여수 향일암 군부대 막사 신축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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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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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전남 여수의 대표 관광지인 향일암 거북 머리 자리에 2층 규모의 군 막사 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소나무와 잡목들을 제거했다. (원안)[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여수의 대표적 관광지인 향일암 앞 거북 머리 자리에 콘크리트 군부대 막사가 신축되고 있어 주민들과 군이 갈등을 겪고 있다.

국방부는 '안보 차원에서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꼭 막아내겠다'고 벼르고 있어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8일 군 당국과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여수 향일암 앞 거북 머리 자리에 2층 1294㎡ 규모로 육군 31사단 장병 생활관을 신축하고 있다. 오는 8월 완공할 예정이다.

기존 20여 년된 조립식 건물을 헐어내고 규모를 늘려 최신식 건물로 신축하는 것으로 해안 경계를 맡고 있는 병사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군은 중장비를 동원해 거북 머리 주변 소나무와 잡목 제거 등 토지 평탄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전국 3대 일출 명소인 향일암 앞 거북 머리 정수리 부위에 주민들도 모르게 공사가 진행돼 수많은 소나무가 벌목되는 등 400여평이 훼손됐다"며 "이 자리는 다도해 국립해상공원이자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는 마을의 혈자리로 절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진정서를 국방부는 물론 청와대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환경부, 권익위, 여수시 등에 내고 군부대 막사 건축으로 훼손된 부지 원상복구와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특히 주민들은 군이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 기본적인 절차도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관할 지자체인 여수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신막사가 들어서는 자리는 국방 군사시설이자 국방부 소유의 부지다. 군사시설은 안보를 이유로 건축물 허가 조항이라도 국방부장관의 허가만 맡고 관련기관에 통보만 해주면 된다. 여수시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셈이다.  

군은 당장 오는 8월 완공을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한편 인근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는 향일암 주차장 부지에 막사를 신축하는 안을 타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존에 소초가 있던 자리로 20년 이상 지나 노후 건물을 헐고 그 옆 자리에 장병 생활관을 짓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주민들과 5번 협조 협의를 거쳤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협의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국민권익위에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은 지난 1998년 북한의 반잠수정이 침투한 곳으로 안보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역"이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역 주민들과 지속적인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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