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3년 건립된 전주실내체육관은 건립 당시만 해도 실내체육관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로 전주의 명물이자 전북 체육의 요람으로 전북인들의 큰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지금의 전주실내체육관은 당장이라도 안전 진단을 받아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만큼 낡고 초라한 건물로 변했다.
대규모 최첨단 시설을 장착한 체육관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건립된 지 무려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르도록 겨우 임시방편 식 보수공사 정도로 명맥을 유지해가는 전주실내체육관은 이제 거의 애물단지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더욱이 프로 농구의 명가인 전주 KCC이지스의 홈구장으로 보기에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한때 전주 KCC 농구단이 타 지역으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것도 전주시의 지나친 무관심 외에 날고 비좁은 체육관시설도 한 부분을 차지했다. 관중들이 꽉 들어찬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면 안전사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전주실내체육관이 건립된 지 42년이 지나 노후화로 안전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으나 신축이전은 요원하다.[자료사진]
전주 실내체육관의 신축이전이 논의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민선4기 전주시장은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벌어지는 전주실내체육관을 찾아 “KCC가 챔피언에 오르면 NBA 수준의 경기장을 짓겠다”고 공언하였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민선 5기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전주시는 관련부서 직원과 시의원, 체육계, 언론계 관계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T/F 팀을 구성해 전주실내체육관 이전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 역시 예산 및 위치선정 문제에다 전주-완주 통합 무산 등이 겹쳐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겨우 한 것이라고는 체육관 바닥재 교체, 여자화장실 증설, 관람석 교체 정도에 불과하다. 정작 알맹이는 온데간데 없고 껍데기만 분칠하는 격이다. 관련 예산도 없지만 신축 의지도 없다.
낡고 초라한 체육관 시설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은 위치 문제다. 현 전주실내체육관은 공룡처럼 비대해진 전북대학교와 삼성문화회관 중간 틈바구니에 거의 맞닿아 있다. 체육관 건립 당시와 주변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전북대 주변은 화려한 상권에다 유동인구가 많기로 전주시내에서 손꼽힌다. 여기에 전주 명물로 자리 잡은 삼성문화회관에서는 시시때때로 행사가 개최된다. 평상시에도 차량과 인파들로 북적대는 체육관 주변 거리는 경기나 행사가 있는 날이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도로는 겉모양만 4차선이지 양 옆은 상시 주정차 차량으로 가득 메워져 실제적으로는 2차선 기능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도로 자체가 주차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전자들이 불법을 감수하고라도 주정차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주정차 단속으로만 일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는 과포화 상태가 임계점을 넘어섰고, 인근 상가들의 항의도 빗발친다. 전북대 캠퍼스 유료주차장도 항상 포화상태다. 때문에 현재의 전주실내체육관은 시설, 안전성, 위치 등 뭐 하나 내세울만한 장점이 없다.
전주시의회 이병하 의원(덕진·호성)은 최근 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전주실내체육관은 건립된 지 42년이나 지나면서 건물 노후화로 인해 안전상 문제가 제일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며 “전주시는 실내체육관에 대한 신축이전에 대한 고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민선4기와 5기를 통틀어서 전주실내체육관의 신축이전은 단체장의 립서비스를 위한 하나의 도구였을 뿐”이라며 “민선6기 전주시는 실내체육관 건립사업에 따른 재정확보 방안을 확실하게 수립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지어야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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