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IT업체들의 앱택시 시장 공략이 거세지면서 도로에 서서 택시를 잡던 시대에서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2009년 스마트폰을 이용한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우버(Uber) 테크놀로지는 현재 전 세계 55개국 29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불법 논란에 휘말려 철수했다. 우버의 빈자리를 두고 국내업체들의 앱택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우버의 기업가치 10배 증가
우버택시는 택시운전자격증이 없는 일반 승용차와 승객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이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규제당국의 벽에 부딪하고 있으나 장기적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굳건하다.
지난해 12월 우버는 주식 발행으로 12억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조달했고 조달가격을 근거로 산출된 기업 가치는 400억 달러(약 43조5,000억원)에 이른다. 우버의 기업 가치는 1년 새 10배 이상 뛰었다.
◆중국과 일본도 IT업체들의 앱택시 경쟁 치열
중국 앱택시 시장도 IT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알리바바가 투자한 콰이디다처(快的打車)와 텐센트가 투자하는 디디다처(滴滴打車)는 고객 획득 경쟁으로 2014년 상반기에 24억 위안(약 4200억원)을 투입했다. 이러한 소모전이 지속되자 지난 2월 두 회사는 합병을 발표했다.
중국 앱택시 이용자는 1억 5000만명에 달하고 스마트폰 이용 인구가 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2013년 우버가 상하이에 진출해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9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검색 최대업체 바이두도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우버에 대한 투자를 발표해 앱택시 전쟁에 뛰어 들었다.
일본에선 지난 1월 모바일메신저 업체 네이버 라인이 ‘라인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CEO는 “모바일메신저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우선 실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활로를 찾아야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소프트뱅크도 인도와 싱가포르의 택시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우버도 일본에 진출했다.
◆ 한국도 앱택시 경쟁시대 돌입 '카카오택시' vs 'T맵택시'
한국의 앱택시 시장은 2013년 우버가 상륙하면서 형성됐다. 우버는 택시 면허가 없는 일반 운전자도 승객을 태울 수 있게 해 불법논란에 휩싸이면서 철수해 그 빈자리를 일찌감치 다음카카오가 치고 들어왔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31일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택시도 글로벌 업체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택시와 승객을 연결시켜준다. 카카오택시는 우버와 달리 실제 택시 운전 면허증을 보유한 기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제공 1주일이 지났지만 이용자들은 대체적으로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 T맵을 제공하는 SK플래닛도 14일부터 'T맵 택시'서비스를 제공한다. SK플래닛은 직접 운영하는 '나비콜' 회원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회원을 유치하고, T맵 실시간 경로안내 지원, 승하차 내역 전송, 휴대전화 분실 알림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 IT업체의 앱, 지도, 위치정보 기술이 꽃피워
우버는 택시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자체적으로 차량을 단 한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고 요청에 따라 택시 혹은 차량을 보낼 뿐이다. 우버는 사람과 자동차를 연결시키는 회사로 편리한 앱과 연결 업무를 지원하는 IT시스템이 경쟁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IT업체가 택시업계에 잇따라 진출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의 기술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지도, 위치추적 기능을 융합시켜 이용자들의 실생활에 침투해 외연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면서 "IT업체들이 판단한 이용자들의 실생활에 가장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택시"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실리콘밸리의 유행어인 '앱 경제', '공유 경제', 'SNS'. '사물인터넷(IoT)' 등의 현상이 택시업계에 집중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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