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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이 한국 금융당국을 향해 “원화 가치 조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라”며 압박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공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한국 당국이 달러대비 원화 가치가 오르는 것을 막기위해(외환시장) 개입을 상당히 늘린 것 같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이 사안에 관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국 원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이후 부터 올해 2월까지 3분기 동안 약 9% 하락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4월과 10월에도 한국 정부에 시장이 무질서한 예외적 상황에만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심하게 개입했다”며 주요 20개국(G20)의 수준에 맞춰 외환 시장에 개입한 후 이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및 외화보유액 규모 등을 고려하면 원화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미 재무부의 설명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즉각 외환 시장 개입을 부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장은 이날 “한국이 원화 가치 를 떨어뜨리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정책에는 ‘개입’이라는 용어 조차 쓰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금융정책은 환율 조작을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안정을 위해 시장 유동성을 원활하게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시장이 불안정하게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보고서에는 특정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독일·중국·일본·한국 등 흑자 규모가 큰 국가들이 좀 더 균형잡힌 경제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미국의 지적이 담겨 있었다.
특히 미국은 중국 위안화의 가치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저히 저평가 돼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중국에 “시장 환율 결정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계속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 대비 2.4% 떨어졌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은 달러 강세 여파로 미국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WSJ은 분석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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