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선박종사자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해양안전 문화 조성 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해양안전 의식 제고가 매우 중요하다.”
목익수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사진)은 세월호와 같은 참사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목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누구보다 안전에 대한 부분을 강조해왔다. 특히 공단 임무가 선박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임기 동안 선박과 해양 안전 분야에 새로운 변화를 주겠다는 각오다.
◆“해양안전 사고 90%가 인적과실…의식개선 반드시 이뤄져야”
지난해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고는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볼 때 참사 그 자체였다. 매년 선박 안전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 정비를 담당하는 공단 입장에서는 세월호와 관련한 모든 질책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목익수 이사장 역시 취임 초부터 어깨가 무거웠다. 세월호 사고로 위축된 공단 분위기부터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였다. 아직 세월호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단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부분이 필요했던 것이다.
목 이사장은 “해마다 발생하는 해양안전사고의 90% 이상이 인적과실에 기인한 안전의식 결여에 따른 것”이라며 “결국 해양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해양안전 매뉴얼 강화, 안전점검 강화 등 제도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의식개선이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늘 도사리고 있는 해양사고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예방책은 범국민적으로 의식전환을 하는 일이며 해양안전 문화 조기정착이 다시 세월호 사고와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공단이 운영하는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가 이같은 해양안전 의식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종시 이전…‘제2의 출범’ 안전 패러다임 구축
목 이사장은 취임 초부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운영 방침을 내세웠다. 단순히 공공기관 수장에서 벗어나 자신부터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먼저 안전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시각에서 각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해양안전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양안전캠페인 및 해양사고 예방교육 등 해양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활동에 공단이 앞장설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혁신해 효율적인 검사를 수행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검사 신뢰성을 높이고 안전을 선도하는 능동적인 서비스를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어업인들의 조업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한 사전 안내와 함께 각 선박별, 고객사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선박 안전 확보 및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10건의 특허 취득 등 지금까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해양사고 저감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감과 동시에 지난 2월 13일 본부 사옥 세종시 이전에 따른 연구기반 확충을 계기로 중소형선박의 안전성 제고 등을 위한 전문 연구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 가운데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 구축은 목 이사장 임기 중 심혈을 기울이는 내용이다. 현재 공단은 정부기관, 해양·수산 기관 및 단체 등 44개 기관·단체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로 올해 출범 2주년을 맞이한 ‘해양안전실천본부’ 대표간사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목 이사장은 “해양안전실천본부는 국민 개개인이 참여하는 해양안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해양안전교육 대중화, 해양문화 콘텐츠 발굴, 해양안전문화정책 피드백 체제 구축 등 공단이 안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안전의 시작,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 시행
공단은 오는 7월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시작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목 이사장도 취임 후 이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아직까지 3개월 남짓 시간이 남았지만 촉박하다.
여러 가지 제반 사항을 완벽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발굴, 관련 예산 확보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목 이사장은 “운항관리업무가 종전과 달리 더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추진되도록 능력 있는 인재와 충분한 예산 확보에 노력하겠다”며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를 고려한 가치, 성과체계 재설정 및 조직 재설계를 통해 효율적인 업무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추진 중인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업무는 지난 1월 6일 해운법 개정에 따라 오는 7월 7일부터 한국해운조합에서 공단으로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가 이관된다.
공단은 차질 없는 인수를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인수 T/F팀’을 구성·운영 중이다. 실무 작업을 추진할 공단 내부 T/F는 20여명으로 구성됐다.
운항관리자 인수방안 마련, 본․지부 조직 개편, 소요예산 산정, 운항관리 전산시스템 이관 등을 주요임무로 해 운항관리 업무 인수 완료 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목 이사장은 “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가 이전보다 더욱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선박검사기술 노하우 전수 및 운항관리 현장 기술실태를 반영하겠다”며 “제도를 개선하는 등 기존 선박검사업무와 새로 인수하는 운항관리업무 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족한 검사 인력 확충 절실…검사시스템 고도화 필요
공단은 국민의 안전 인식이 고조되고 있지만 선박안전기술 검사 시스템은 아직까지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물론 직원들 역량이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검사시스템의 과학화·고도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검사 인력은 이같은 시스템 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장 점검과 간담회 등을 통해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 본 결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에서 완벽한 검사를 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체계화된, 무엇보다 철저한 검사시스템 구축이었다.”
목 이사장은 직원과 대화를 많이 한다.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공단의 고질적 문제 해결은 ‘부족한 인력’이다.
목 이사장은 “검사원 인력 충원을 해 현장에서 검사원이 한 가지라도 더 꼼꼼히 체크하고 고객들에게 안전 관련 사항을 한 가지라도 더 알려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며 “대부분 해양사고 원인이 인적 과실인 만큼 충분한 시간과 검사 인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검사와 현장 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진다면 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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