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불타오르고 있는 중국 증시 상장사들의 종목명 변경이 줄을 잇고 있어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올 들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까지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총 79개 상장사가 종목명을 변경했다고 20일 전했다. 종목명을 변경한 대다수 상장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는 종목명 변경이 내부적 구조조정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투기 유도를 위한 '간판 교체'인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정보업체인 퉁화순(同花順)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A주 상장사 중 종목명을 변경한 기업은 총 160곳, 2013년은 151곳이다. 이와 비교해 올 들어 17일까지 단 105일 동안 무려 79개 상장사가 이름을 바꾼 것은 이례적으로 많은 규모로 주목된다. 4일마다 3곳의 상장사가 이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종목명 변경에 반영된 종목 전환도 가히 파격적이다. 식음료기업이었던 바오리라이(寶利來)는 최근 중국 기업 해외진출의 선봉장이자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 조성 프로젝트 등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는 '고속철'을 선택, 종목명을 선저우고속철(神州高鐵·000008)로 변경했다.
중국 대표 폭죽기업인 판다연화(熊猫烟花)는 20일 종목명을 '판다금공(金控)'으로 변경, 금융회사로의 대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최근 대기질 악화 등으로 폭죽사용이 제한되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폭죽사업을 내려놓고 금융서비스 기업으로의 대변신에 나선 것이다. 커몐(科冕)목업은 '톈선(天神)오락'으로 목재에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과감한 업종변경과 향후 성공이 종목명 변경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럼에도 종목명 변경 후 해당 상장사의 주가가 30일 평균 10% 이상 급등하고 20거래일 중 68.57% 상승장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잠재리스크 고려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상장사의 종목명 변경 대부분은 기업내 구조조정과 사업 전환에 따른 것이지만 일부 기업은 2년 연속 적자기업에 붙는 *ST(특별관리종목대상)'를 떼어내기 위해 종목명 전환에 나서기도 하고 시장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쫓는 경우도 많아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종목명만 변경하고 실제 사업 전환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호 사업에 뛰어들 것처럼 종목명을 '루펑(魯豊)환경보호'로 변경한 한 비철금속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비철금속 매출액이 전체의 88%로 환경보호 산업 진출에 전혀 성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축설비 생산업체인 과달기전(科達機電)도 청정에너지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과달청정에너지'(600499)로 종목명을 변경했지만 여전히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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