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해양쓰레기 수백t을 수거한 것처럼 부풀려 수억원의 국비를 가로챈 50대 등 일당 12명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지도·감독해야 할 공무원은 직무유기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서귀포시가 지난해 8월~지난달 7일까지 국비를 들여 추진한 해양정화사업을 낙찰 받아 마치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것처럼 속여 사업비 5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으로 쓰레기 수거 업체 대표 A씨(58)를 구속하고, B씨(67) 등 1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쓰레기 물량을 늘리기 위해 꼼수를 썼다. 제주시에 있는 다른 업체가 수거해 야적장에 쌓아둔 쓰레기 50t을 서귀포시로 옮겨와 자신이 수거한 것처럼 속여 이 물량을 기준으로 국비를 가로챈 혐의다.
이러한 수법으로 A씨는 실제 수거한 쓰레기는 70t 보다 280t이 많은 330t을 수거한 것처럼 조작해 사업비 1억8000만원을 가로챘다.
특히 이 같은 수법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이를 감독해야 할 담당공무원의 직무유기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공무원 입회 아래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무게측정을 한 뒤 공무원이 돌아가면 다시 측정해 수거 물량을 부풀렸다. 만약 공무원이 계량증명서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면 불가능한 수법이었다.
추가로 A씨는 2012년과 2013년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발주한 해양정화사업 11개 14억 상당의 입찰 당시 도내 다른 업체 대표 등 4명과 낙찰 순서와 금액을 미리 정하는 등 담합해 정상적인 입찰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어장정화사업 등록에 필요한 국가기술자격증을 D씨(43)에게 3년간 800만원을 주고 빌려서 허위로 사업 등록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B씨의 경우에는 지난해 제주시 양식어장 정화사업 등 2개 사업과 관련, 다른 업체 대표 등과 공모해 허위 노무비와 계량증명서를 제출, 국비 3억2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