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이라크 군에 대한 지원 확대와 미군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물꼬를 튼 것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카터 장관은 이날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 주도 라마디가 최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함락된 것과 관련, 이라크 정부군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라마디의 이라크군은 숫자상으로 IS에 전혀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훨씬 많았지만 IS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며 "분명히 드러난 것은 이라크군이 싸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IS에 맞서 싸우고 자신들을 스스로 방어하겠다는 이라크군의 의지"라며 "우리가 그들에게 훈련과 무기를 지원해 줄 수는 있지만, 전투 의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카터 장관의 이번 발언은 현 시점에서는 지상군 투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 공습과 이라크군 및 시리아 온건반군을 활용한 지상작전 전개라는 현행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원의 종류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오면 백악관에 건의하겠다"는 발언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 이라크 전략 변화 가능성을 열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분석했다.
최근 IS가 세력을 확대하자 미국에서는 이라크군 재건과 공습 지원 위주의 전략에 대한 비판론이 퍼지면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지상군 투입론이 힘을 얻고 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CBS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이 불분명하다면서 지상군 투입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카터 장관의 인터뷰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 군이 전투의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카터 장관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았다"며 부인하고, 앞으로 수일 안에 라마디를 탈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하킴 알자말리 이라크 의회 국방·안보위원장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터 장관의 말이 "비현실적이고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이라크군과 경찰은 라마디에서 IS와 싸울 의지가 있었지만 장비와 무기, 공습 지원이 부족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라크군의 최정예군인 특전사는 IS가 라마디 정부청사 단지를 공격하기 이틀 전 이미 철수를 준비했고 IS가 퇴로를 막기 지전 라마디를 빠져나갔다고 이라크 현지매체 루다우가 쿠르드 민병대의 증언을 인용해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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