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가 뚜렷한 히트 모델의 부재(不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주력 차종들은 대부분 판매 감소를 겪고 있으며, 일부 차종만 판매가 증가했다. 올해 1~5월 국내 완성차업체의 승용차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7%가 늘었는데, 이 가운데 미니밴(CDV)이 87%, SUV가 20.7% 늘었을 뿐이고 경형, 소형, 중형, 대형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니밴은 전체의 약 7.5%를, SUV는 약 33.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의 3분의 2에 가까운 차종들이 판매가 줄었다는 의미다.
개별 차종의 판매를 따져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현대차의 경우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i30(-57.1%), 엑센트(-34.2%), 제네시스 쿠페(-33.1%), 에쿠스(-30.5%), 벨로스터(-23.5%) 등이 두 자리 수의 감소율을 나타낸 것을 비롯해 전 차종이 전년도보다 판매가 줄었다. RV차종도 마찬가지다. 투싼을 제외하고 싼타페, 베라크루즈, 맥스크루즈 모두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사정이 조금 낫다. 스포티지R(-30.5%), 쏘울(-25.6%), 카렌스(-18.9%)의 판매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선보인 신형 쏘렌토와 신형 카니발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에 RV 차종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7.2%가 늘어났다. 그러나 K9부터 모닝까지 기아차의 승용 전 차종은 두 자리 수의 감소율을 보이며 부진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역시 승용차는 대부분 감소했지만 RV 차종의 선전으로 실적을 보완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QM3가, 쌍용차는 티볼리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승용차들이 대부분 모델 노후화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데뷔한 현대차 쏘나타(LF)마저 전년 대비 7.5% 감소해 현대차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반면, 수입차업체들은 국산차의 부진을 틈 타 전년 대비 25%나 증가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 신차 성공 여부가 관건
반전의 열쇠는 하반기에 등장할 신차가 쥐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 그랜저에 이어 자사 내수 판매량 3위를 기록 중인 아반떼를 하반기 중 풀 체인지할 예정이며, 쏘나타 플러그 인(Plug-In) 하이브리드, 1.6 가솔린 터보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기아차는 서울모터쇼에 내놨던 신형 K5를 7월에 출시하며, 당초 내년 초 출시하려던 신형 K7의 출시를 올해 말로 앞당길 예정이다.
한국GM은 판매가 부진한 알페온 생산을 종료하는 대신, 미국에서 쉐보레 임팔라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임팔라는 전륜구동형 준대형차로, 현대차 아슬란, 그랜저와 경쟁하게 된다.
쌍용차는 풀 체인지 모델은 없지만 티볼리 디젤과 롱 보디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르노삼성은 새 모델이 없지만 QM3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걱정이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출시될 신차들은 대부분 RV가 아닌 승용차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산차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 차종이 히트할 경우 나머지 차종의 판매도 동반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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