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예술 경계 허문 대림미술관..헨릭 빕스코브의 아시아 첫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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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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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에서 패션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전이 열리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대림미술관이 또 한번 젊은 관객들을 모이게 할 것 같다.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전에 이어 내놓은 전시는 패션쇼장 같은 전시로 눈길을 끈다.

 6개월간 연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전'에 35만명이 관람했다고 밝힌 대림미술관은 올 상반기만 관람객 50만명을 돌파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9일부터 여는 전시는 미술관에선 파격적인 구성이다. 네덜란드 출신 패션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런웨이 같은 전시가 입체적으로 꾸며졌다.

'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라는 타이틀 답게 패션쇼장같기도, 미술전시 같기도 하다. 짬뽕같은 전시지만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신선하고 감각적이며 트렌디하다는 반응이다.

미술계에선 낯설지만 빕스코브는 세계 패션계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멀티 크리에이터로 알려져있다.

옷만 만드는게 아니라 사진,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예술 영역을 넘나들며 꾸준히 창작활동을 진행해왔다.

"10대 때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창작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그는 현재 일렉트로닉 밴드 '트렌트모'(Trentemøller)의 드러머로 활동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7일 내한해 기자들과 만난 빕스코브는 "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라고 했다. "아티스트는 공허하고 붕 떠있는 단어처럼 들린다"고 덧붙인 그는 "나는 어떤 작업을 할 때 미리 분석해서 다가가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실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계획은 아니었다.  사랑했던 여자친구가 들어간 대학에 따라 들어간 덕분에 음악에 대한 관심이 패션으로 이어졌다. 세계 3대 패션 스쿨 중 하나인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스쿨을 졸업했고, 이후 20여 년간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과 형식을 파괴한 충격적인 패션쇼를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다.

뉴욕 현대미술관 PS1, 파리 팔레 드 도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한 그는 최근에는 오페라와 발레의 무대와 의상을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
 

[부풀린 기둥풍선같은 구조물을 가득 채운 전시장은 마치 런웨이장 같다. 사진=박현주기자]


 이번 전시는 패션을 넘어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시켜 온 빕스코브의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아시아 지역 최초의 전시다.

 패션과 만난 전시장은 묘한 흥분감을 선사한다. 지난달 선보인 런웨이를 그대로 선보인다. 음악과 함께 당시 영상과 함께 풍선처럼 부풀려진 민트색 구조물이 가득 설치돼 있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뿌연 연기와 함께 민트향이 맡아진다. 

 전시장 2층 안쪽에는 빕스코브를 유명하게 한 '가슴 조형물' 이 가슴이 아닌 것 처럼 전시됐다. '부비룸'이라고 표현한 공간은 400여개의 가슴 조형물 사이 사이에 자신의 대표 의상 40여점을 걸었다. 그래도 옷 보다는 뾰족 돌기처럼 보이는 가슴형상만 두드러진다. 2007년 런웨이에 모델들이 누워있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던 패션쇼 '부비 컬렉션'에 사용됐던 가슴 오브제들이다. 

 "아마 전시가 끝나면 이 작품만 기억 날 것"이라고 농담한 빕스코브는 "가슴조형물이라는 오브제는 어머니·고향 같은 의미와 함께 남자 아이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섹슈얼한 의미도 지니고 있다"며 "패션쇼 당시 가슴 조형물로 에덴동산을 연출했는데 이 컬렉션을 보기 위해 2천명이 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말했다.

  이번 전시는 섬유와 패턴을 응용한 설치 작품과 무지개빛으로 흔들리는 누드 사진등 위트 넘치는 '다중이' 같은 패션 디자이너의 폭발적인 예술세계를 경험할수 있다. '미술관'이라는 권위를 벗고 '트렌디한 놀이터' 같은 미술관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대림미술관의 변신이 돋보인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가슴 조형물로 가득찬 부비룸. 사진=박현주기자]

[패션과 예술, 경계를 허무는 헨릭 빕스코브의 아시아 첫 전시가 열리는 대림미술관. 사진=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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