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조충훈 순천시장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서 참석자를 대표해 인사말을 건넸다.
조 시장은 "대통령님 요즘에 메르스다 가뭄이다 해서 고된 국정을 이끄시느라 답답해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라며 "국민은 대통령님의 그런 고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무척이나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대통령님의 환한 미소와 희망찬 모습에서 우리 모든 국민이 매우 행복해하고 기뻐하고 있습니다"라며 "이 자리에 계시는 시장·군수·구청장 여러분, 이렇게 국민에게 직접적인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대통령님께 '힘내십시오. 우리가 있습니다'는 뜻을 함께 모아서 큰 박수 한번 보내주실까요"라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순천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지역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무슨 근거로 국민들이 행복하다는 발언을 하느냐"며 발끈하는 등 비난 여론이 폭주하고 있다.
한 시민은 "아예 용비어천가를 부르지, 민심을 이렇게 왜곡하는군요. 순천에 산 것을 이렇게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비판했다.
현 정권에 대한 '아부성 발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아부가 극치입니다. 내년에 새누리당 공천 따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지난해 7·30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고재경씨도 지역 신문 기고를 통해 "조 시장께서 어떤 깊은 복선의 의미를 담아 이런 발언을 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이를 접하는 순천시민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최소한 순천시민의 정서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조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으로 조 시장이 (박 대통령을) 이렇게 치켜세운 것이 잘한 일이라고 본다. 그 자리에서 욕을 하고 비난해야 하겠는가"라며 "개인적으로 참석한 자리도 아니고 전국 기초단체장 대표로서 한 원론적인 발언이자. 의례적인 발언에 불과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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