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 산하의 금융 IT업체가 지난 한 달간 중국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이하 증감회)가 마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항저우(杭州) 항생전자(恒生電子)의 주식거래 시스템이 증시 폭락을 유발했다는 소문에 전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14일 전했다.
주가 폭락의 '원흉'으로 지목된 것은 항생전자의 주식거래 플랫폼인 'HOMS'다. HOMS는 항생전자가 중소형 사모펀드의 주식거래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거래시스템으로 지난 2012년 5월부터 가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권가에서 이 시스템을 통해 장외 그림자 대출업체의 거액자금이 중국 증시로 흘러들어 왔고 이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중국 증시가 급강하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HOMS를 통해 유입된 대출자금이 수 조 위안에 이르며 중국 증시가 최고점을 찍은 후 대거 손절매에 나서면서 지난 한 달간 급락장까지 조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증감회가 바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 12일 차명계좌 거래 및 장외대출, 의도적 공매도 등 악의적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데 따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중국증권보 14일 보도에 따르면 증감회는 이미 항생전자 방문조사를 마친 상태로 HOMS 주식거래시스템과 실제 거래의 적법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항생전자의 증시폭락 '주범설' 확산에 증감회가 조사까지 나서면서 마윈 회장도 난감한 표정이다. 항생전자의 위법 거래행위가 사실로 판명되면 마 회장까지 주가 폭락의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마 회장은 지난해 산하 금융회사인 '저장금융신탁'을 통해 항생전자 지분 20.62%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 회장은 증감회 조사 사실이 공개된 13일 오후 "나는 주가 변동에 관심이 없고 주식거래를 해본지도 오래됐다"며 악의적 개입이 없음을 명확히했다. 쑨쉬안중(孫選中) 중국정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 증시의 비정상적인 급락은 여러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초래된 것으로 일부 언론이 특정 주식거래 시스템이 증시 폭락을 유발했다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