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상사의 성희롱도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희롱 판단 기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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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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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성희롱 500만 원 배상, 사진='KBS 뉴스' 캡처]

아주경제 이진 기자 = 신입 여성 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여성 직장 상사에게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단독 신영희 판사는 미혼 여성 A씨가 모욕적인 발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직장 상사였던 B(여)씨와 직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들은 연대해 원고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모 연구소 출근 첫날 B씨에게서 “아기 낳은 적 있어? 무슨 잔머리가 이렇게 많아. 아기 낳은 여자랑 똑같아”라는 말과 함께 머리와 옷을 단정하게 하고 다니라는 훈계를 들었다. 다음날 B씨는 A씨의 목덜미에 있는 아토피 자국을 보며 “어젯밤 남자랑 뭐 했어? 목에 이게 뭐야?”라고 말했다.

A씨는 이튿날 정식 근로계약서를 쓰려고 다른 상사와 만난 자리에서 연봉 협상을 시도하면서 B씨의 언행을 알렸다. 그러나 연구소 측은 얼마 이상은 지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고, B씨는 다른 구직자에게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했다. A씨는 바로 연구소를 그만두고 넉 달쯤 지나 인사팀에 B씨의 언행이 부당함을 알렸다. 연구소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B씨에게 ‘견책’ 징계를 내렸다.

이후 B씨는 A씨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 그러나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법원에서 모욕죄로 벌금 7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A씨는 B씨와 연구소를 상대로 위자료 30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냈다. 법원은 B씨와 연구소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직접적으로 '성희롱'을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직장 내 대화의 '선'을 넘어 굴욕감을 느끼게 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본 점은 성희롱 판단과 매우 유사하다.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던지는 농담이라도 자칫하면 성희롱이 될 수 있다. 성희롱은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 개념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과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이 법이 남녀 구분 없이 '근로자와 상급자' 등을 성희롱 주체로 하고 있기 때문에 A씨와 B씨처럼 여성 대 여성일 때도 성희롱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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