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당신과 하루키와 음악' 앨범 재킷]
일본 도쿄의 무사시노 근처에서 ‘피터 캣(Peter Cat)’이라는 재즈바를 10여년 가까이 운영하기도 할 만큼 클래식, 재즈음악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여러 소설 작품 속에서 클래식, 재즈음악들을 배경음악처럼 언급해 왔다.
이번 앨범에는 하루키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던 음악들,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품의 소재로 삼거나 작품 속에서 언급했던 재즈 13곡, 클래식 14곡을 2CD에 담았다.
클래식으로는 하루키의 대표작인 ‘1Q84’(2010)의 모티브로서, 작품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재인 ‘야나체크: 신포니에타’를 비롯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의 ‘리스트: 순례의 해 - 향수(Le Mal Du Pay)' 등 작품 속 배경음악들이 수록됐다. ’상실의 시대(1987)‘의 주인공 와타나베를 통해서 익숙한 빌 에반스(Bill Evans)의 ‘왈츠 포 데비(Waltz for Debby)’를 필두로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에 이르기까지 유명 재즈연주자들의 녹음이 함께 실려 있다.
이번 앨범은 동명의 서적 발간과 함께 이루어진다. 그동안 하루키 '작품 속 음식 레시피'에 관한 책이나 창작의 비밀을 들려주는 저서 등이 국내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정작 하루키의 분신과도 같은 음악이 그 자신의 창작물 속에 어떻게 스며들고 반영되었는가에 대해 조명한 기획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이번 책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고 출판사는 밝혔다.
이 책에는 총 네 명의 저자가 참여했다. '아주 보통의 연애'의 소설가 백영옥, 하루키의 에세이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포트레이트 인 재즈’, ‘잡문집’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재즈 뮤지션과 음악에 대한 보다 깊은 이야기를 들려 재즈평론가 황덕호, 라디오PD 20년째에 접어들며 ‘365일 팝 음악사’라는 방대한 저작을 탄생시킨 KBS 라디오PD 정일서, 클래식음악 전문가답게 하루키 작품에 흐르는 클래식곡을 예리하게 선곡해 풍부한 선율을 입힌 칼럼니스트 류태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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