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는 상장사 70% 껑충… 유동성 악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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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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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올해 들어 상장회사들이 토지나 건물 등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사례가 지난해보다 7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처분규모도 2조원을 넘었다. 대부분 재무상황이 좋지 않아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를 선택한 것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상장회사에서 유형자산 처분을 공시한 건수는 총 50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건에 비해 약 66.7% 증가한 것이다.

올해 이전에 나왔던 공시를 정정한 건수(6건)를 제외하고 올해 신규로 공시한 건만 보더라도 더 많다. 자산 처분 금액은 총 2조3792억원으로 전년동기(8310억원)보다 186% 늘었다.

공시 건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공시가 34건이었고 코스닥 상장사와 코넥스 상장사에서 각각 14건과 2건을 기록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공시 건수는 지난해 14건으로 올해 들어 2배 이상 늘었다. 

유형자산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나 건물, 건설중인 자산이나 차량, 선박 등 기타자산 등 물리적으로 형체가 있는 자산을 뜻한다.

이를 처분하는 사유는 사업구조 재편이나 계약 변경 등 다양하지만 통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다.

올해 유형자산 처분 공시를 가장 많이 낸 곳은 한진중공업이다. 지난 16일 한진중공업은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내 보유필지 2곳을 250억원에 엠디자산개발인천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런 식으로 한진중공업은 올해에만 4차례에 걸쳐 총 1441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을 매각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1450억원의 영업손실(연결기준)을 냈다. 2013년(696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찍은 것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2998억원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컸다.

대성산업도 지난 3월 디큐브백화점과 기흥역세권 부지를 각각 2650억원과 968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166억원의 영업손실과 41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미 대성산업은 경영난으로 2011년부터 자산을 매각하며 개선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경기도 용인시 남곡지구 토지 매각 등 하반기에도 자산 처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이 달 들어 동양네트웍스가 회생계획안에 따른 채무변제 및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서울 종로구 가회동 소재 부지 등을 123억원에 팔기로 했다.

한일시멘트 역시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현금 마련을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 및 토지를 1321억원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형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상태가 안정화되더라도 향후 수익성을 담보할 만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해당 회사에 투자할 때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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