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연극 ‘잘자요, 엄마’는 한 모녀간의 절절한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자살을 결심한 딸 제시와 이를 막으려는 엄마 델마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답게 실제 관객의 비율도 70% 이상이 '엄마와 딸'이라고 한다. 모녀 관객의 감성 코드를 자극한 것이다.
연극은 모녀간의 정 뿐만 아니라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자살을 선택한 제시는 외로운 존재다. 제시는 남편과 이혼 후 아들마저 집을 나간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이라며 자살을 고집한다. 관객들은 막다른 골목길에서 죽음을 결심할 수밖에 없는 제시에게서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외로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세만 봐도 알 수 있다. 1990년 9.1%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엔 24.4%로 크게 증가했다. 20년만에 3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요즘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한 명이다. 그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인 ‘마이리틀텔레비전’과 ‘집밥백선생’은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가 쓴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는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르며 나홀로족들의 필독서가 됐다.
사람들은 백종원의 TV 프로그램과 책을 통해 외로움에 대한 위안을 얻는다. 혼자서 먹는 한 끼라도 제대로 된 레시피와 요리 재료로 그럴싸한 식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별로 차린 것 없는 반찬에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대학 진학과 취업, 결혼, 그리고 육아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는 요즘, 우리는 외로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특히, 외로움의 해소를 혼자 하는 일들에서 찾아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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