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 연출 오진석, 제작 HB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2일 방송에서 12층 VIP 플로어로 배속받은 태현(주원)의 상류층 왕진 생활을 그리며 본격 스토리에 바짝 다가갔다. 그곳에서 태현은 제한구역 내 잠들어 있는 한신그룹 서열 1위 비밀의 상속녀 여진(김태희)을 만나며 두 사람이 펼쳐나갈 스펙터클한 스토리의 포문 역시 열어젖히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상위 0.1%만이 이용이 가능한 12층 VIP 플로어라는 독특한 세상이었다. 외래 접수 없이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 올라와 비밀리에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곳은 상류층의 감추고 싶은 치부가 철저하게 가려지는 신세계 중의 신세계. 이곳에서 태현은 한류스타 차세윤(임강성)을 위한 왕진 서비스를 펼치는 것으로 12층 VIP 플로어 생활에 첫발을 디디게 됐다.
그러나 막상 왕진장소에 도착한 태현이 마주한 것은 화려한 한류스타와는 어울리지 않는 상해강간 사건이 저질러진 처참한 범죄현장이었다. 더 참혹한 것은 이 같은 일을 저지르고도 자기 잘못을 가리기에만 급급한 차세윤의 모습. VIP 담당 CS 실장 신씨아(스테파니 리) 역시 고객의 사생활엔 눈을 감으라고 충고하며 이 세계만의 냉혹한 룰을 주지시킨 가운데 태현은 또 다시 메스를 들고 위험천만한 수술을 감행하는 것으로 첫 번째 왕진을 무사히 마무리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제한구역에 잠들어 있는 여진이 처한 심리적 공황 상태가 상징적으로 펼쳐졌다. 연인을 잃고 자살을 시도한 뒤 병실에서 잠든 채로 지낸 지난 3년 동안 깨어나길 간절히 원했고, 그러다 극심한 절망에 죽음을 소원하다, 이제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들을 죽이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음이 내레이션으로 설명된 것. 잠든 것처럼 보이지만 의식은 살아 있어 다른 이들의 말을 모두 들으며 차곡차곡 분노의 감정을 쌓아온 여진의 심리상태는 검은 방에 갇힌 채 몸을 웅크리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