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은행장 3파전 … 외환노조 사로잡은 함영주 깜짝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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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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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는 KEB하나은행 초대 행장에 함영주 부행장을 내정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전운 기자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산규모 300조원에 달하는 메가뱅크의 초대 행장에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이 '깜짝' 발탁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을 제치고 함 부행장이 내정된 데 대해 금융권은 외환은행 노조의 불만을 달래고, 두 은행의 융합을 위한 가장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병호·김한조 제치고 깜짝 발탁
함 부행장이 통합은행장 후보에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KEB하나은행의 사내이사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광식 하나은행 상임감사와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 부터였다.

이들 중 김 회장은 일찌감치 행장 겸직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행장직과는 거리가 먼 김광식 감사가 제외되면서 자연스레 구도는 김병호, 김한조, 함영주 3파전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김병호 행장은 하나은행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지점장급에 불과한 젊은 나이가 통합은행장으로서는 약점으로 거론됐다. 하나은행 조직 장악에는 성공했다지만 외환은행은 조직문화가 다른 것은 물론 고참 임직원들과 비슷한 연령인 그가 과연 통합은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다만, 함 부행장에 이어 차기 행장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한조 행장은 외환은행 출신으로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통합을 위한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의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입지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노조와 잦은 마찰을 빚은 만큼 통합은행장에 선임된다 해도 원만한 임무 수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함 부행장은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지만 일선 영업에 뿌리를 둔 소통 능력이 작용하면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특히 외환은행 임직원들에게는 김병호·김한조 행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김한조 행장은 이미 외환은행 내부의 지지 기반을 잃었고, 김병호 행장은 ‘하나은행 통’이기 때문에 외환은행 직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함 부행장은 하나은행 출신이기는 하지만 충청영업그룹에서 활동해온 대표적인 영업통이기 때문에 신선한 인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함영주의 숙제 … 합병 시너지로 수익성 극복

KEB외환은행은 단숨에 메가뱅크가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두 은행의 총자산(연결 기준)은 299조원이다. 우리은행(287조원)이나 KB국민은행(281조원), 신한은행(273조원) 등을 제치게 됐다. 점포 수는 948개로 KB국민은행(1146개)에 이어 둘째로 많다. 또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95개 해외 지점·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성 부분이다. 하나은행의 영업이익은 최근 3년 동안 약 13.4% 늘었지만 주 수입원인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줄었다. 하나은행 이자수익은 최근 3년 동안 16% 가량 감소했다. 외환은행도 수익성이 낮아졌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9196억원에서 이듬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각각 1조원, 1000억원 줄었다. 

외환은행이 해외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지점을 늘렸기 때문으로 해석되지만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와 여전히 남아있는 갈등도 함 부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규모가 메가뱅크로 변모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며 "아직까지 남아있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해 두 조직의 융합을 이끌어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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