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광주공장 주변 주민들 악취로 고통…2년간 50여건 민원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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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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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녹색기업지정서 반납…미래친환경차 녹색성장전략 배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공장에서 발생한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자료사진]

아주경제 김태성 기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공장에서 발생한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에 악취 민원이 늘어나면서 기아차 광주공장이 2013년 친환경 사업장임을 인증하는 '녹색기업 지정서'를 반납한 것에 대해 기아차 그룹차원의 수소차 등 미래친환경차 녹색성장 전략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광주시 서구청, 광산구청 등에 따르면 광천동 기아차 광주공장 주변에서 페인트 냄새 등의 심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올들어 7월말 현재 21건이 접수됐다.

부건 빛고을아파트, 광명하이츠 등 공장 주변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은 페인트와 시너 냄새 같은 악취로 메스껍고 두통에 시달려 여름에 창문도 못 열고 지낸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광명하이츠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비가 오거나 궂은 날씨가 지속되면 관리 사무소나 구청으로 항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는 주민이 늘면서 구청이나 기아 공장 측에 민원을 제기 해도 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기아차 광주공장 악취 민원은 ▲2012년 7건에서 ▲2013년 15건 ▲ 2014년 29건 ▲2015년(7월 말) 21건으로 매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에는 악취방지법에 따른 공기희석배수가 기준치 500을 넘어 669로 초과된 사실이 적발돼 개선공고와 함께 시설보완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013년 '62만대 양산 프로젝트'로 증산체제가 가동되면서 광주공장 사상최대 월 5만대 생산을 이룩한 반면 악취관련 민원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자 각종 혜택이 뒤따르는 녹색기업 인증서를 포기했다.

녹색기업인증은 정부가 기업의 환경 개선을 유도한다는 목표로 운영해오고 있는 제도다. 녹색기업으로 지정되면 기술지원 우대와 글로벌 시장공략에 유리한 친환경 마크 등을 받을 수 있으며 각종 환경관련 정기검사에서 면제된다.

폐수나 대기 오염물질 배출 시설을 설치할 때도 별도의 허가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환경 개선에 사용되는 자금이나 기술도 국가로부터 지원받는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이 같은 혜택을 알고 있으면서도 10년간 보유했던 지정서를 반납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013년 2월 녹색기업 지정기간 3년이 만료됨에 따라 '기아차 악취발생관련 다수인 민원 5인 이상' 발생으로 재지정요건에 부합하지 못해 ‘재지정’이 취소돼 인증서를 반납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개선에 앞장서야 할 '녹색기업'이 오히려 환경 관련법을 어겨 반납한 것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악취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과 했던 약속도 내팽개쳤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기아자동차 하남주조공장을 비롯한 광주 하남 산단 10개 업체는 지난 2013년 2월 광주시 등과 '악취개선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시의회가 지역민들의 악취 민원을 고려해 악취배출 허용 기준을 정한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나서자 해당 기업들은 "협약을 맺은 첫 해에는 법적 기준치의 50%, 2년까지 70% 줄일 테니 조례로 강제하지 말고 시간을 달라"며 '악취개선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악취배출 규모를 파악한 결과, 기아자동차 하남주조공장은 악취방지법 법적 기준치인 1000배 희석배수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기준치는 겨우 충족했지만 협약 기준(500배 희석배수)보다 두 배의 악취를 배출한 것으로, 사실상 악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기아차 광주공장 측은 "매년 환경관련 시설에 수십억원씩 투자하고 있는 등 법정기준한도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원이 제기되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환경캠프, 설명회 등을 여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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