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국가 경제에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한달간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전달에 비해 9배 가까이 늘어났다.
KB국민, 신한, 하나, 농협, 우리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294조114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비거치식 고정금리 대출인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이후 꺾이던 주택대출 증가세가 지난달 가계부채대책 발표가 나오면서 급격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말 291조959억원이던 5대 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4월말 297조2807억원으로 6조1848억원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인 5월말 잔액은 297조5228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42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가폭이 무려 25분의 1로 낮아졌다.
지난 6월에는 주택대출 잔액이 289조1369억원으로 전달인 5월말에 비해 8조4000억원 가량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가계부채대책이 발표된 지난달부터 상황이 변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지난 7월말 주택대출 잔액은 289조6387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5018억원 늘었다.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심상치 않던 조짐은 이달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8월 한달동안 증가액만 4조4761억원으로 지난 3월 한달간 증가액인 3조1792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2월 증가액인 2조555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8월 증가액이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전 수준을 오히려 뛰어넘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8월 증가폭은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8월 증가액이 2월과 3월 증가액인 2조원과 3조원보다 더 많다는 것은 대출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했다는 뜻”이라며 “가계부채 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 1월 이전에 거치식 주택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113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035조9000억원)보다 94조6000억원(9.1%)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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