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으로 바빠진 신동빈 롯데 회장…국내외 광폭 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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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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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27일, 인도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현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 했다. (사진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모디 인도 총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사진=롯데그룹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발길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롯데케미칼·롯데제과의 말레이시아·인도 현지 공장을 둘러보는 등 한일 롯데의 '원 리더'로서 활발한 국내외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다.

당분간 신 회장은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회복하고 복합쇼핑몰 해외 수출, 한·일 롯데 시너지 등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설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3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8일 귀국한 뒤 곧바로 국내 영업 상황 전반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신 회장은 특히 6~7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유통 부문에 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백화점·면세점 등 유통업은 한국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군이다.

이를 위해 이번 주부터 신 회장은 수시로 한국 계열사 CEO들과 회의를 갖고 현장 보고를 들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보통 신 회장은 하루 1~2개 계열사 CEO를 만났지만 '비상 경영' 차원에서 계열사 수에 상관없이 수시로 영업 상황과 부진 극복 방안 등을 주제로 의견을 공유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신 회장이 최근 그룹 내부에 "적극적 투자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이미 구단 실적·실력 향상을 위한 지원 확대, 우수 선수 투자 확대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자이언츠 구단은 5촌 조카인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이 맡아왔으나 최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오해를 벗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직접 롯데 자이언츠를 챙기는 것은 구단이 좋은 경기를 펼쳐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나자마자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합성고무공장, 인도 뉴델리 롯데제과 초코파이 공장 준공식에 참여한 것은 '공격적 해외 진출'의 신호탄이다.

특히 신 회장은 국내 유통시장 위축과 성장 둔화를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해외 유통·관광·레저·교통 복합시설(컬처 콤플렉스) 건설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 27일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뉴델리, 뭄바이, 첸나이 등의 복합역사개발 사업을 정식으로 제안했다.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신 회장은 롯데자산개발 김창권 대표 등과 함께 직접 뉴델리역과 니자무딘역 일대를 둘러보기도 했다.

또 신 회장은 최근 러시아와도 모스크바에 서울 롯데월드몰 규모의 복합쇼핑몰(엔터테인먼트·쇼핑 등)을 짓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첫 해외 복합단지 '롯데센터하노이'를 열었고, 올해 5월에는 호찌민시와 투티엠 지구 '에코스마트시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백화점·쇼핑몰·영화관·호텔 등이 들어서는 에코스마트시티는 2020년~2027년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또 롯데는 현재 중국 청두(成都)에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고, 테마파크·호텔·백화점·영화관으로 구성된 롯데월드 선양(沈陽)은 이미 지난해 5월 1차로 백화점·영화관이 영업에 들어갔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의 국내외 복합시설 건설 경험이 매우 풍부하고 기술과 노하우도 세계적 수준인만큼, 이 분야를 핵심 수출 업종으로 내세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과 함께 또 다른 한 축인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원료 다변화'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들이 추진된다.

우선 롯데가 20%이상의 지분으로 참여한 4조3천억원 규모 우즈베키스탄 에탄분해시설(에탄크래커·ECC) 준공이 9~10월로 다가왔고, 미국 엑시올사(社)와 합작해 2018년까지 루이지애나주에 EC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두 대형 프로젝트 모두 저가의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원료를 생산하는 것으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아울러 해외 진출 등에서 한·일 롯데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신 회장은 최근 국내 계열사들에 여러 나라 현지에서 일본 롯데와 공조할 수 있는 방안, 협력 비즈니스 모델 등을 찾아 보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들은 연말께 전 계열사 사장들이 모이는 그룹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미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해 약속한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 28일 신 회장은 약 357억원의 사재를 털어 롯데건설로부터 롯데제과 주식 1.3%(1만9천주)를 전격적으로 매입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순환출자 고리가 416개에서 276개로 34%(140개)나 한꺼번에 줄었다.

롯데 관계자는 "357억원이라도 계열사가 지분 매입 자금을 따로 마련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재원으로 끊을 수 있는 순환출자 고리는 신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서라도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처럼 개인 또는 계열사간 지분 매각·매입 등을 서둘러 11월까지 전체 순환출자 고리의 80%를 해소할 계획이다.

동시에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도 속도를 낸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 27일 마감한 상장 주관사 공모에는 제안요청서(RFP)를 받은 모든 증권사가 참여했다.

롯데는 이날까지 후보 명단(쇼트 리스트)을 공개하고, 다음 달 초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관련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의 과정을 밟게 된다.

아울러 신 회장은 호텔롯데뿐 아니라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 등 계열사의 추가 상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비상장 계열사에도 사외이사, 감사제도 등 상장사에 버금가는 경영투명성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롯데는 연말까지 내외부 전문가 영입 등 인선 작업을 마치고 내년 초에 실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 전문가 영업 작업 역시 국내외 인맥을 활용,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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