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 CEO, 관료·친인척·경쟁사 거쳐 한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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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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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 여승주 한화그룹 부사장.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화그룹이 전직관료와 총수 친인척, 유력 경쟁사 임원 출신을 주로 앉혀 온 한화투자증권 대표 자리에 한화맨을 보내기로 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현 대표는 회사경영뿐 아니라 대외업무에서도 한화그룹 측과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잡음을 해소하는 동시에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인사가 풀이되는 가운데, 과거 한화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마다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영중심 외형·내실 오락가락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전자공시로 확인 가능한 1999년 이후 진영욱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부터 주진형 현 사장까지 총 6명을 CEO로 선임했다. 재임기간은 길면 3년, 짧으면 2년으로 사실상 연임 사례는 없었다.

행시 16회 출신인 진영욱 전 사장은 1999년 5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본부국장을 거쳐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왔다. 진영욱 전 사장은 외형을 키워 회사를 대형사로 올려놓으려 했고, 중소형사인 한화투자증권에는 어려워 보였던 한국가스공사 상장 주관도 따냈다. 그러나 당시에는 기업공개 주관사가 일정 기간 주가를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었고, 상장 이후 가스공사 주가가 뒷걸음질을 치면서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

이런 진영욱 사장에 이어 2002년 12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된 안창희 전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친인척으로 이종사촌형이다. 안창희 전 사장은 외형을 키우려했던 진영욱 전 사장에 비해 내실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달리 얘기하면 외환위기 이후 2차 구조조정을 실시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 것이다. 하지만 서강대 출신인 안창희 전 사장이 회사 내부에 같은 대학 출신을 중심으로 파벌을 조성한다는 논란이 일었고, 그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5년 11월에는 진수형 현 한국IR협의회 회장이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뽑혔다. 진수형 회장은 서울투신운용·산은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던 증권맨으로 이때부터 한화투자증권 대표에 경쟁사 출신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진수형 사장 임기 말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증권업황이 전반적으로 나빠진다.

◆푸르덴셜증권 합병성과 기대이하

이용호 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은 금융위기로 크게 시름하던 2008년 12월 한화투자증권 수장에 오른다. 앞서 이용호 부회장은 한화그룹 비서실, 구조본, 한화생명을 거쳤다. 인수합병(M&A) 귀재로 알려진 이용호 부회장은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전에도 나선다.

합병을 마친 한화투자증권은 2011년 2월 임일수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한다. 임일수 전 사장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임을 확정했지만,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합병으로 회사가 커졌지만,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9월 삼성증권·NH투자증권 임원 출신인 주진형 현 사장을 새 대표로 뽑는다. 주진형 사장은 재임기간 줄기차게 고객중심 경영전략을 펼치면서 증권가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주진형 사장은 한화그룹 측과 나란히 움직여야 할 때 번번이 엇박자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여승주 한화그룹 부사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여승주 부사장은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삼성그룹과 빅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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