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등을 통해 주담대 한도를 확대했던 것을 연말까지 중단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담대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연초 계획보다 2배 가량 증가한 상태"라며 "증가폭과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일단 연말까지 해당 상품을 팔지 않기로 했으며 내년에 상황을 봐서 재판매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정할 때 소액임차보증금을 한도에서 제한다. 소액임차보증금은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주인이 대출금을 못갚아 집이 경매에 넘어갈 때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이지 않도록 마련한 돈이다. 반면 은행입장에서 보면 떼일 수 있는 돈이다. 소액임차보증금은 서울의 경우 3200만원, 경기도 2700만원, 광역시 2000만원이다.
그러나 두 은행이 보증 연계 주담대를 판매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담대 한도를 산정할 때 소액임차보증금은 대출한도액에서 제외한다. 사실상 현재 70%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같은 대출 강화기조는 같은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한은이 73개 금융사의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대상 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전망치)는 -3으로, 3분기(6)와 비교해 9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지수가 음의 값으로 내려간 것은 2012년 3분기(-6) 이후 3년 만이다. 그간 정부를 믿고 주택대출을 풀었던 은행들이 이제는 한층 깐깐하게 심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미 은행권의 가계 주택자금 대출태도는 2분기 16으로 완화적인 기조였지만, 3분기 들어 10포인트나 깎여 강화 기조로 돌아선 상태다. 신용대출 등 은행권의 가계 일반자금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4분기 -3으로 조사돼 주택대출과 마찬가지로 다소 강화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4분기 은행권의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31로 지난 2∼3분기와 마찬가지로 높다. 돈을 빌려주는 쪽은 보수적으로 운영할 방침인 반면 수요는 줄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대출 '미스매치'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 하락, 주택거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주택구입 목적의 자금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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