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 전기차·연료·차부품 산업에 파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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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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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매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폭스바겐 사태가 번져 자동차 업계는 물론, 연료업계, 차부품 등 연관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 받는다.

‘클린디젤’을 앞세워 디젤차 판매 및 경유 소비 촉진을 유도해왔던 완성차 및 정유업계로서는 이번 사태가 부정적이다.

반대로 디젤차를 대신할 친환경차 개발이 촉진되고 관련 부품 시장이 활기를 띠는 한편, 경유 대체연료에 대한 소비가 확대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폭스바겐 차종에 대한 배기가스 조작 혐의 조사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현대‧기아차 등 타사 경유 차량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사태는 디젤차 시장의 뚜렷한 악재다.

코트라 로스엔젤레스무역관에 따르면 샌포드 번스타인의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가 디젤승용차의 종말을 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소매업체 오토네이션의 CEO 마이크 잭슨은 “이번 사태로 깨어진 잠재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및 정유업계도 이번 사태로 클린디젤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한다.

한국은 유럽에 이어 세계 둘째로 디젤차 비중이 높다. 최근 수년간 클린디젤을 필두로 디젤차 판매가 급증해와 올 상반기 디젤차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폭스바겐 사태는 이처럼 급격한 확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수입 디젤차가 인기를 끌고 국내 현대‧기아차가 다양한 디젤 차종을 개발해온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다. 디젤차 판매가 감소하면 정유업계는 대규모 고도화설비 투자 이후 생산비중이 높아진 경유 소비가 둔화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는 “클린디젤은 경유 연료자체의 친환경성보다는 자동차 후처리 장치를 통해 배출가스를 정화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바로 그 후처리 장치에 문제가 발생한 직격탄”이라고 지적했다.

9월부터 경유택시에 대한 유가보조금이 지급됨에도 차량이 전혀 출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경유택시 제도가 더욱 무실화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경유차에 대한 환경문제가 재부상하면서, 경유차가 급증한 데 한몫한 (해외에 비해)낮은 경유 세금을 문제 삼아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디젤차 관련 부품업체들의 타격도 예상된다. 미국 내 주요 부품 유통채널인 월드팍과 네파 관계자는 “향후 디젤엔진부품 수요 하락에 따라 관련 주요 티어1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들 부품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하위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폭스바겐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 국내 업체 관계자도 “리콜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고객사인 폭스바겐 차량 판매 감소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업종엔 기회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덩달아 수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LPG업계는 전기차 인프라가 아직 부족해 LPG차가 포스트 디젤 이후 전기차 시대로 연결하는 현실적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친환경차 육성은 관련 차 경량화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여러 화학사들에도 긍정적이다. 더욱이 폭스바겐 사태 이후 차량 연비와 성능을 속일 수 없어,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차 경량부품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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