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김지나·한아람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50조원대'와 '7조원대'를 돌파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평가다. 아무래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반등의 핵심 요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보여준 3분기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은 '7조원대'의 벽을 돌파한 데 이어 4분기 연속 반등에 성공한 점에서 꽤 고무적이다. 이는 당초 증권가에서 추정했던 6조6000억원 보다 7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실적 하강 저점이었던 작년 3분기 영업이익 4조605억원 보다 79.8%나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부터 연속 반등에 성공하며 V자형 회복세를 보였다.
◆ 무엇보다 환율 덕 '톡톡'
무엇보다 3분기 실적 개선은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에 긍정적인 환율 여건의 덕이 컸다. 연초 달러당 1000원대를 맴돌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1200원대까지 치고 올라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는 DS부문은 부품 결제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는 데 3분기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을 개선, 4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효과로 반도체랑 디스플레이 쪽 실적이 좋게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삼성이 부품 사업 쪽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DS중 반도체 부문은 당초 3분기 3조6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메모리 실적이 좋아지며 이보다 소폭 상승한 3조6400억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 2조9300억원, 2분기 3조4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20나노 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낸드플래시의 수익성 개선 흐름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V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LSI)도 2분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 전체적으로 판매량은 위축됐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지며 70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으로 전체 실적에 힘을 보탰다.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은 패널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원가 개선 폭이 크게 나타났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IM 부문은 2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마진이 덜 남는 중저가폰 판매량은 늘어난 반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6와 갤럭시노트5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3분기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흑자전환(2100억원)에 성공했던 CE(소비자가전) 부문은 3분기에도 2분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 최종 실적은 이번달 말 확정 실적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4분기 실적 흐름 전망은 '글쎄'
하지만 시장에서는 3분기 좋은 실적이 4분기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통적 성수기인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큰 반면 우려섞인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22개 증권사 추정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53조3973억원, 영업이익 6조5918억원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7조원대 이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가격 문제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im부문 역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인 반도체와 IM 부문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줄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지만 환율이 다시 원화 강세로 가지 않는 한 우호적일 환율 환경과 연말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으로 인해 성수기를 맞이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삼성페이 효과와 연말 효과로 프리미엄폰 판매량 확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는 4분기 대비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출고가 인하를 단행하며 '연말 총력전'을 대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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