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진통을 겪고 있는 공천특별기구 위원장 선임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도출하는데 또 실패했다. 앞서 위원장 인선 권한을 위임받은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 간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현재 김 대표는 공천기구 위원장으로 황진하 사무총장을,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는 4선의 이주영 의원을 각각 내세우고 있어, 이를 통해 비박(非박근혜)계와 친박(親박근혜)계 간 힘겨루기 대리전 양상마저 벌어지는 형국이다. 위원장 인선이 난항을 거듭하자, 비박계 중진 의원의 집단 반발과 의원총회 재소집까지 거론되며 계파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계파갈등 중재자로 나선 원 원내대표가 친박계에 한층 가까운 행보를 보이면서 공천기구 출범은 요원해 보인다. 원 원내대표는 '이주영 위원장-황진한 총괄간사'로 중재안을 제시하면서도 당 대표의 의중만으로 위원장직을 선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공천 룰을 다루는 작업이기 때문에 당 대표의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며 해당 중재안을 받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고위원회 내 다수를 점하는 친박계 의사에 따라 이주영 의원이 최종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자, 비주류 중진 의원의 집단반발 가능성을 비롯해 의원총회 재소집론이 불거지고 있다.
비박계인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박계의) 집단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의총에서 (위원장 인선 문제 등을)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계파갈등을 조장하는 인사 대신 새로운 제3의 외부인물을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4선 중진으로 새누리당 당헌·당규개정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공천 특별기구에 대해 "필요에 따라 외부에 있는 사람이라도 모셔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자꾸 자기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을 쓰려고 하다 보니 시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이 정치에 굉장히 신물나 있는데 새누리당이 (공천특별기구에 외부 인사를 영입해) 스스로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에 과감하게 그런 기회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특별기구 위원장 제안을 받으면 수락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미리 하면 될 일도 안된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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